‘바톤 핑크’ ‘고질라’ 등 150여편 출연한 배우 마이클 러너 별세
영화 ‘고질라’, ‘바톤 핑크’ 등 할리우드 영화와 다양한 미국 TV쇼에서 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 마이클 러너(Michael Lerner)가 81세로 별세했다.
조카인 배우 샘 러너는 지난 9일(현지시간) SNS에 “우리는 어젯밤 전설을 잃었다”며 삼촌의 부고를 전했다. 그는 “내 삼촌 마이클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가장 멋지고 재능있는 사람이었다”며 “우리 모두 그의 작품을 계속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애도했다. 고인의 사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마이클 러너는 1991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을 받은 수정주의 갱스터 영화 ‘바톤 핑크’(코언 형제 연출)에서 악역 ‘잭 립닉’을 연기해 이듬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또 ‘할렘 나이트’(1989), ‘고질라’(1998), ‘엘프’(2003),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등 영화와 TV 시리즈를 넘나들며 총 150여 편에 출연했다.
1941년 뉴욕 브루클린 루마이나계 이스라엘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브루클린 칼리지와 UC버클리대를 거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런던 음악·드라마 예술 아카데미에서 2년간 연극을 수학했다.
런던에서 그는 비틀스 멤버 존 레넌 부인이자 전위예술가인 오노 요코를 만나 한때 같은 아파트에서 살았으며 그녀의 단편 영화 ‘스마일’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후 1968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메리칸 컨서바토리 극단’에 들어가 배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듬해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해 ‘이상한 나라의 알렉’(1970)에 출연했다.
연예지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감독이 내게 와서 (연기에 대해)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면 그것은 좋은 연출”이지만 “하지만 캐릭터에 대한 내 해석은 본능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연기한 악당이나 보스 부호 등은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에 유머나 개성을 살짝 가미해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그의 유족으로는 배우인 남동생 켄 러너와 켄의 자녀인 조카 샘·제니 러너가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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