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가져갔나?" 아내 잔혹 살해 70대 2심도 징역 18년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주머니에 넣어둔 돈을 아내가 가져갔다고 오해하고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한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3형사부(박정훈·오영상·박성윤 판사)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A(76)씨의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중하다.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에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4일 오전 8시 39분 전남 목포시 공동주택에서 아내 B(74)씨를 철제관 등 둔기·집기류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바지 호주머니에 넣어둔 90만 원을 찾지 못하자 B씨가 몰래 꺼내 갔다고 여기고 범행했다.

A씨는 격분한 상태로 '죽여버리겠다'며 B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행사했고, 현관문 밖으로 도망간 B씨를 쫓아 둔기를 휘둘렀다.

B씨는 힘겹게 이사 중인 빈집으로 피신해 119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병원 치료 3시간 만에 숨졌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범행 경위에 비춰 살인의 고의를 인정했다.

1심은 "A씨는 자신의 행위로 B씨가 숨질 수 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거나 예견했다고 보인다. A씨의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죄질이 지극히 나쁘다"고 지적했다.

1심은 "A씨는 B씨가 생전에 금전적인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정당화하려는 듯한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객관적인 증거들로 확인되는 사실도 부인하고 있다.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잘못을 참회하고, B씨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