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 상승률 전세계 1위 등극했지만...단기 과열에 쏠림·빚투까지 ‘경고음’

연선옥 기자 2023. 4. 1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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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가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폭등하면서 전 세계 주식 지수 상승률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코스닥시장이 단기 과열된 상태라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닥 상장사의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운 환경에서 오로지 2차전지 업체의 상승세로 증시가 오르고 있는 데다,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어 언제든 큰 폭의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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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주 투자 열풍에 코스닥 거래대금 폭증
코스닥시장 신용거래 규모도 유가증권시장 추월

코스닥지수가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폭등하면서 전 세계 주식 지수 상승률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코스닥시장이 단기 과열된 상태라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닥 상장사의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운 환경에서 오로지 2차전지 업체의 상승세로 증시가 오르고 있는 데다,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어 언제든 큰 폭의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32% 올랐다. 지난해 말 679.29에서 이달 11일 898.94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236.4에서 2547.86으로 13.9%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지수의 상승률은 세계 주요 증시 중 1위 수준이다.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 대금을 웃도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11일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은 16조362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13조4546억원)보다 많았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2012조원)이 코스닥 시총(422조원)의 4~5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시장에서 손바뀜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뉴스1

올해 코스닥지수가 급등한 것은 2차전지 소재·부품 관련주가 급등한 영향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의 여파로 반도체 등 전통적인 증시 주도주가 부진한 사이 2차전지 관련주가 나 홀로 질주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문제는 코스닥시장의 급등세가 2차전지 관련주 일부 종목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에프엔가이드 2차전지 산업지수는 1분기(1~3월)에만 53.66% 급등해 코스피지수(10.75%), 코스닥지수(24.77%)와 비교해 상승 폭이 컸다.

특히 2차전지 대표주로 꼽히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상승 폭은 어마어마하다. 올해 첫 거래일 11만원이던 에코프로 주가는 11일 77만원에 육박했고,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9만원에서 29만원으로 뛰었다. 에코프로비엠이 가진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양극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덕분에 글로벌 배터리 회사의 주문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치솟았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평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 당분간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며 “미국 시장 확대와 고객사의 추가 성장을 반영해도 적정 주가는 20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단기간 지나치게 올랐다며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2차전지 관련주에는 개인의 투자 자금이 집중돼 있다. 올해 들어 에코프로의 개인 순매수 금액은 1조원이 넘었고, 에코프로비엠 역시 7000억원 이상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했다. 그동안 코스닥지수가 상승한 것은 2차전지 관련주가 다른 종목의 하락세를 상쇄하면서까지 끌어올린 덕분인데, 이들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코스닥지수 전체가 흔들릴 수 있고, 개인 투자자의 손해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단기간 증시가 과열된 이면에는 빚을 내면서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된 영향도 크다. 10일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 이른바 빚투 규모는 9조9764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9조4181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신용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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