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로 84억 전세 사기···‘1세대 빌라왕’ 또 재판에

지난달 8일 서울역 앞에서 출발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추모 행진이 용산구 대통령실 방향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임차인 43명으로부터 전세금(임대차보증금) 84억원을 빼돌린 이른바 ‘1세대 빌라왕’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구태연)는 11일 ‘1세대 빌라왕’으로 알려진 이모씨(65)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서울 강서구 등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임차인 43명으로부터 전세금 총 84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무자본 갭투자는 매매가보다 전세금을 더 높게 책정해 돈을 들이지 않고 세입자의 전세금만으로 집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검찰은 다른 전세사기 사건으로 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달 출소한 이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석방 직후 다시 신병을 확보했다.

앞서 이씨는 2017년 서울 강서구 빌라 세입자 2명에게서 총 3억4500만원의 전세금을, 2018년 경기 부천에서 약 2억원의 전세금을 가로챈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징역 1년2개월과 4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에서 이씨에 대한 여죄 및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검찰은 서울경찰청과 긴밀히 협력해 범행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