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에 몸살 앓는 게임업계…'라이크' 경계 어디까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게임업계가 잇단 '게임 표절' 시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표절 여부에 대한 법적 공방이 예고됐다. 표절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표절 논란이 게임업계 안에서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나타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씨소프트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 행위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카카오게임즈의 MMORPG '아키에이지 워'가 당사의 대표작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 장르적 유사성을 벗어나 엔씨소프트의 IP을 무단 도용하고 표절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카카오게임즈 측은 "아키에이지 워에 대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주장은 동종 장르의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게임 내 요소 및 배치 방법에 대한 것"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과거 표절 시비가 붙은 사례들을 살펴보면 이번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간의 법적 공방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 웹젠의 MMORPG 'R2M'이 자사의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에 관한 1심 재판 결과는 3년 가까이 나오지 않고 있다.

'리니지3' 영업비밀 유출과 관련해 엔씨소프트가 2008년 8월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에 제기했던 민·형사 소송은 판결까지 6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 표절 논란이 지속해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특정 게임의 특징과 시스템을 모방해 만든 '라이크'류의 게임들이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소울라이크'는 일본 게임사 프롬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데몬즈소울', '다크소울'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게임을 일컫는다. 소울라이크 장르로 분류되는 블러드본, 엘든링 등은 올해의게임(GOTY) 수상 이력이 있을 정도로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리니지라이크'가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게임 시스템을 모방해 만든 MMORPG들은 대개 리니지라이크로 분류되고 있다. 다만 이는 장르적 유사성이 리니지와 비슷하다는 의미로, 리니지라이크의 공식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표절이냐, 단순히 장르적 유사성을 지닌 라이크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만큼 기초적인 기준점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점차 복잡해지고 공론의 장은 넓어지는데, 표절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보니 관련 사례들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보통 기준점은 판례에 따라 형성되는데, 게임 쪽은 저작권 문제에 대한 판례가 많지 않다보니 당장 기준점을 정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향후 판례를 통해 기준이 명확히 성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mwcho91@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