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장 “한국 기온 상승 속도 세계 평균의 3배”

유희동 기상청장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국가현안 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기상청

한국의 연평균 기온이 10년에 0.2도씩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속도로 기후위기에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회 국가현안 대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기후위기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토론회는 ‘100년간 기상 데이터로 본 기후위기. 대응 과제는?’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유 청장은 지난 100년 간의 기후 데이터를 가져와 직접 설명했다. 유 청장에 따르면, 1912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의 연평균기온은 10년에 0.2도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인 0.07도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수치다.

최근 30년으로 좁혀봐도 문제는 심각하다. 1991~2020년 기간에 지구 전체 평균 기온은 18.18도에서 18.30도로 0.12도가 올랐는데, 이 기간 한국 평균 기온은 18.32도에서 18.53도로 0.21도 올랐다.

폭염에 시달리는 기간도 늘었다. 지난 30년(1981∼2010년) 대비 최근 10년(2011∼2020년) 열대야일은 4.6일, 폭염일은 2.8일이 늘었다.

유 청장은 다양한 데이터를 보여주며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공정과 불감증으로 국민 개개인의 영역으로 넘어가기 매우 어렵다”라며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공공 부문이 개입할 때 국민에게 가장 명확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청장은 ‘종말’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했다. 그는 “성격이 달라지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저 사람 죽을 때가 됐나 보다’는 얘기를 한다”며 “기후가 달라졌다는 것은 종말을 얘기하는 것처럼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앞으로 10년의 시간이 기후위기 해결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전 원장은 “앞으로 10년간 정치와 행정이 가장 안 좋은 선택을 하면 이후부터는 어떤 정책을 선택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미래로 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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