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교청서 또 독도영유권 주장…외교부 “부당주장 즉각 철회”

김규식 특파원(kks1011@mk.co.kr),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3. 4. 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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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강제징용 해법 긍정 언급에도
日 “역사인식 계승” 발언은 쏙 빠져
외교부 日 총괄공사 초치해
“역사인식 계승 촉구” 입장 설명

일본이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을 담은 ‘외교청서’를 11일 공개한 데 대해, 외교부가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은 지난 달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 이후 양국관계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일본 측이 “역대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언급한 대목은 외교청서에서 뺐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변함없이 계승하라”고 촉구했다.

외교부는 이날 임수석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 대변인 논평 발표 직후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청서는 우리나라의 ‘외교백서’와 같은 것으로 지난 한 해 동안 국제 정세 전반과 이에 대한 일본의 외교활동을 기록한 문서다. 매년 4~5월 각의에서 보고된다. 이날 발표된 외교청서에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 없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 정부는 2008년 이후 16년째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대목도 2018년 이후 6년째 그대로다. 외교청서 발표에 따른 한국 정부의 대응 수위도 지난 해와 같았다.

지난 해와 비교해 올해 일본 외교청서에서 한국 관련 추가한 내용은 지난달 6일 우리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에 관한 해석이다. 일본 정부는 외교청서에서 작년 5월 한국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 문제(징용 문제)에 대해 외교당국 간 긴밀한 의사소통을 해오고 있다고 기술했다. 이어 “3월 6일 한국 정부는 옛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징용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에 관한 자신의 입장(제3자 대위 변제 해법)을 발표했다”고 적시하며 같은 날 하야시 외무상이 발표한 일본 측의 입장에 대한 설명도 넣었다.

일본의 2023년 외교청서 서문 캡처
외교청서는 “하야시 외무상은 한국 정부가 발표한 조치는 2018년 대법원 (징용 배상) 판결에 의해 매우 엄중한 상태였던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번 발표를 계기로 조치의 실행과 함께 한일의 정치·경제·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가 강력히 확대돼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하야시 외무상이 입장 발표 때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확인한다”고 밝혔던 내용은 빠졌다. 이 발언은 한국이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요구해온 ‘성의 있는 호응’에 대한 일본의 답변으로 해석됐던 내용이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에는 일본의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 부터의 사죄’가 담겨 있다.

일본 측의 “역사 인식 계승” 발언이 누락됐다는 지적에 대해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일본이 계승하기로 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강제징용의 근원인 식민지배 전체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담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이 정신을 변함없이 계승해나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이뤄진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 초치 때도 강제징용 관련 역사 인식 계승 필요성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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