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발탁 고위 공무원들 "정치적 중립성 훼손 심각"

2023. 4. 11. 16: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 "반복·계속되는 '좋아요' 위반 소지 있다"

[권용현 기자(=대구)(thebigblue@kakao.com)]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비서실장이 자신을 발탁한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에 반복적, 계속적인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알려져 '지방공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 전체에 봉사해야 할 공무원이,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봉사하면 안 된다는 비판과 시 행정의 신뢰·형평성·공익성이 심히 의심된다는 것이다.

▲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총선' 관련 게시글에 이종화 대구경제부시장과 손성호 비서실장이 '좋아요'를 눌렀다. (홍 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후 재구성) ⓒ 프레시안(권용현)

행안부 "공무원 정치적 행위, 3년 이하 징역·자격정지"

11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비서실장은 홍 시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반복·계속적으로 '좋아요'를 눌렀다.

이들은 지난달 1일부터 홍 시장 페이스북 60개 게시글 중 절반이 넘는 50여 개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전 게시글도 포함하면, 수를 세기 힘들 정도다.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비서실장이 '좋아요'를 누른 게시글 중에 홍 시장의 치적 홍보성 글과 국민의힘 상임고문으로서 '당내경선·총선·당 지지율·야당 비판성' 글이 다수 있다.

행정안전부 '2023년 지방공무원 징계업무편람'에 따르면 지방공무원법 제57조 정치운동의 금지에서 정치적 행위 중 하나로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더불어 "정당의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경선도 선거의 범위에 포함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 정치운동의금지'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과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또한 공소시효기간도 10년이다.

학계에서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행정행위의 신뢰성 확보, 능률성 제고, 형평성 유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긴요하며, 따라서 행정의 공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적 공공가치이다"라고 그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국사회와 행정연구, 제31권 제4호. 김순양)

이어 "행정은 연속성, 안정성, 전문성에 기초하여 정치인의 인기영합주의, 낭비행위, 비전문성을 견제하고 보완함으로써 국가운영의 효율성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선거기간 아니라도 반복·계속되는 '좋아요' 위반 소지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일반화된 시대에 아무리 공무원이라 해도 단순히 '좋아요'를 누르는 것을 지적하는 것은 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중 제9조 제1항도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기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KBS>가 2018년 보도한 "공무원들, 페북에 '좋아요' 눌렀다가 처벌받는다는데" 기사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단순히 1회 정도 SNS 글에 '좋아요'를 클릭할 경우 선거운동에 이르지 않는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의사표시의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본다. 

그러나 '좋아요'를 누르는 활동이 반복, 계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보도했다.

<프레시안> 취재에 따르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선거기간'에만 부여된 의무가 아니다.

대구시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SNS 글에 반복·계속적 '좋아요' 클릭은 위반소지가 있다"라며, "단 해당 게시글에 내용에 따라 위반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 사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은 이종화 경제부시장과 손성호 비서실장에 여러 차례 연락하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이 없었다.

대구시 고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홍 시장과 대구TV 담당공무원은 대구참여연대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또 <프레시안>이 최초 보도한 대구시 정무조정실장도 대구시선관위가 소환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난해 7월 1일 홍 시장이 취임 첫 인사로 직접 발탁한 임기제 및 별정직 공무원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공무원 신분으로 횡성군수 후보자의 업적 등을 SNS로 홍보해 중립성을 위반한 별정직 공무원에게 법원이 검찰 구형량인 벌금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거운동이 금지된 횡성군청 소속 공무원인 피고인은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을 이용,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고 지지도를 발표하는 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지난 6일 <프레시안>이 확인한 손성호 비서실장 페북 게시글. "업무 잘하고 있다" 홍준표 61%.... 게시물 갈무리 ⓒ 프레시안(권용현)

[권용현 기자(=대구)(thebigblue@kakao.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