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해서…" 광주 북구, 재정계획 없이 예산집행 논란

기사내용 요약
프로야구 경기장 피해 주민 위해 편의시설 확충 사업 추진
계획에 사업비 미반영…투자심사 '조건부 적정'인데도 집행
"착오…사업 지연되면 주민 불편"…의회 "유사사례 없어야"

[광주=뉴시스] 북구청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북구가 사업이 시급하다는 이유를 들어 재정 계획 수립 없이 예산부터 편성·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북구는 2021년 4월부터 북구 임동 470번지 3층 규모 건축물을 사들여 개축, 주민 편의 시설로 확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무등경기장 주변 주민 편의시설 확충' 사업이다. 사업은 프로야구 관중이 몰리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인접해 소음, 교통 체증, 주차난 등을 호소하는 임동 주민들의 복리를 증진하고자 추진됐다.

당초 시가 추진한 이 사업은 매입한 기존 건축물에 국·시비 15억 원을 들여 개축, 주민 편의 시설로 새단장하는 것이 골자다.

이후 사업 주체가 북구로 바뀌었고, 해당 건물의 벽돌로 지어진 3층은 개축이 불가능해 일부 헐고 재증축키로 사업 계획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사업비 5억 원이 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북구는 예산 편성 사전이행제도를 지키지 않았다. 원칙대로 라면 해당 예산은 지난해 9월 작성·제출하는 '2023~2027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담겨야 한다.

더욱이 총 사업비가 지방재정투자심사 기준인 20억 원을 넘겨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앞서 심사까지 받았다.

심사에서도 "중기지방재정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건부 적정 판단이 내려졌다.

그러나 북구는 사업을 올해 12월까지 마쳐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성립 전 예산'으로 편성, 이미 집행까지 했다.

성립 전 예산은 시급한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제도다. 지방재정법에 따라 용도가 지정되고 소요 전액이 교부된 경비에 한해 예산부터 집행할 수 있다.

신정훈 북구의원은 지난 7일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 안 된 사업이 지방재정투자 심사를 통과하고 예산 집행까지 된 것은 지방재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무등경기장·기아챔피언스필드와 인접해 주민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공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산편성 사전 절차 미이행, 성립 전 예산 부적정 편성 등은 사업 추진 당위성을 평가하는 사항이다. 향후 예산 승인, 투자 심사에서는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북구 관계자는 "중기지방재정계획 누락은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11월 전후 새 중기재정계획에 반영한 뒤 예산을 편성하면 한창인 증개축 공사가 지연, 주민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또 "현장 상황이 바뀌면서 사업비가 늘어 불가피하게 재정투자심사 대상이 됐을 뿐이다. 재정계획을 고의로 반영하지 않고 심사를 받은 것은 아니다"면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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