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인터뷰’ 끊은 홍준표 “검사가 신문하듯 질문, 아주 못된 버릇”
검사 공천설엔 선그어
“현실 가능성이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전화를 끊은 것과 관련해 재차 불쾌한 감정을 내비쳤다.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이 대거 공천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11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1시간가량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전날(10일) 라디오 생방송 인터뷰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이 거듭 나오자 인터뷰를 중단하고 전화를 끊은 것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홍 시장은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살살 약올리고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질문을 받다보면 설화에 휘말릴 수 있다”면서 “(사회자에게)끊는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난치고 놀리고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질문하는 건 아주 못된 버릇”이라면서 “그건 인터뷰가 아니고 검사나 경찰처럼 신문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출신 등 법조계 인사를 대거 공천할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것에 대해 홍 시장은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시장은 “지금도 검사 정권이라고 공격을 받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검사들이 대거 나오면 전국적으로 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는 선악을 가리는 직업이지만 정치판에는 선악이 공존한다”며 “평검사나 부장검사는 모르겠지만 검사장까지 하면 정치판에 들어오면 안된다”고 밝혔다.
홍준표 시장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한국 국가안보실 고위 인사들의 대화를 도청한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CIA 도청설이 얼마나 많이 나왔나”면서 “결국에는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로 끝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도청)에 발끈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당당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가 최근 국립근대미술관 등을 짓는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예정지를 북구에서 달성군으로 변경, 북구 지역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불가피하다”는 게 홍 시장의 생각이다.
그는 “반대 없는 정책이 있을 수 있겠나. 반대가 없으면 죽은 도시”라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평가가)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근대미술관보다 더 좋은 시설들이 대구시 전체를 위해서 (옛 경북도청 터에)들어올 것이고, 조만간 이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 북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등은 지난 10일부터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 예정지를 변경한 대구시를 비판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홍 시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은 전 목사를 두고 “어느 목회자라는 사람이 쌍욕을 하면서 대들길래 나보다 많은 줄 알았는데, 나보다 2살이나 적더라”며 “참 이거 욕은 못하겠고, 이런 사람이 설치는 세상이 되어서 되겠나(싶었다)”고 했다.
이어 홍 시장은 “또 (전 목사에)빌붙어가지고 최고위원이나 당 간부하려고 설치는 사람들이 당을 운영해서 되겠나”고 언급했다.
김기현 대표와 관련 홍 시장은 “(김 대표가)지방 행정에 전념하라고 해서 내가 말할 생각은 없다”고 웃어 보였다.
다만 “현역 지자체장 중에 당의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건 내가 처음”이라며 “중앙정치에 관여해 달라고 (상임고문에)위촉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상임고문직 해촉을 하고 대구시정에만 전념하라고 해야지, 그건(간섭하지 말라고 한 건) 방향이 잘못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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