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출 문건 "이집트, 러시아에 로켓 4만개 공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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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맹인 이집트가 비밀리에 러시아에 로켓 4만개를 공급하려는 계획이 온라인에 유출된 미 국방부의 기밀 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러시아에 보낼 4만개의 로켓을 생산할 계획이었고 생산과 선적을 비밀로 유지하게끔 관리들에게 지시했다.
2월 17일자로 작성된 기밀 문서의 일부에는 엘시시 대통령과 이집트 군 고위 관리들 간의 대화가 요약돼있고 러시아에 포탄과 화약을 공급하려는 계획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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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면 美 제재 부를 사안, 이집트는 공식 부인
미국의 동맹인 이집트가 비밀리에 러시아에 로켓 4만개를 공급하려는 계획이 온라인에 유출된 미 국방부의 기밀 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사실이라면 미국의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사안이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월과 3월에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채팅 앱인 디스코드에 게시된 기밀 파일 이미지에서 이 문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러시아에 보낼 4만개의 로켓을 생산할 계획이었고 생산과 선적을 비밀로 유지하게끔 관리들에게 지시했다.
2월 17일자로 작성된 기밀 문서의 일부에는 엘시시 대통령과 이집트 군 고위 관리들 간의 대화가 요약돼있고 러시아에 포탄과 화약을 공급하려는 계획이 언급됐다. 이 문서에서 엘시시 대통령은 관리들에게 "서방과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로켓의 생산과 선적을 비밀로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2월 1일 문서는 엘시시 대통령이 살라 알 딘이라는 인물에게 공장 노동자들에게 발사체가 이집트 군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지시한 내용이 담겨있다. 모하메드 살라 알 딘 이집트 군 생산담당 국무장관일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전했다. 러시아에 제공된 화약은 수십 년 된 화학제조공장의 이름인 공장18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문서는 밝혔다.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집트는) 처음부터 이번 사태에 관여하지 않고 양측과 동등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엔 헌장 및 유엔총회 결의안의 국제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양측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협상을 통해 정치적인 해결책에 도달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집트는 중동의 다른 미국 동맹들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국가의 대치 상황을 방관해왔다. 이를 깨고 러시아 정부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미국의 제재를 촉발할 수 있다. 수십년간 매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안보 원조를 제공한 미국과의 파트너십에도 치명적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심각한 압박을 받아왔다. 이집트는 밀 소비량의 80%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해왔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산 밀 공급이 중단된 이후엔 러시아산 곡물에 의존하게 됐다. 밀 부족 사태에 따른 국내 민중 봉기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와 밀 계약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러시아와 이집트는 올해 러시아가 이집트에 대규모 철도 작업장을 건설하기로 하는 등 최근 몇 가지 중요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 기업인 로사톰도 지난해 이집트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시작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WP에 익명을 전제로 "우리는 그 계획(이집트의 로켓 공급)의 실행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원회와 세출위원회에서 활동하는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무기 제공 계획이) 사실이라면 양국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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