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에 팔리는 ‘피카소의 성경’을 헐값에 다시 찍은 이유는?
‘카이에다르’ 스테판 아렌버그 대표
2011년 거리를 걷다 우연히 인수
피카소 미로 칼더 이우환 등 잡지와
다양한 아트북 펴내며 ‘명가’ 재건
카이에다르는 1926년 그리스 비평가 크리스티앙 제르보스가 설립해 어니스트 헤밍웨이, 사무엘 베켓 등이 비평을 했던 세계에서 가장 유서깊은 예술 출판사 중 하나였다. 인수를 한 뒤, 1960년대 이후 끊어진 예술책(Art book)의 전통을 되살리려 그는 매년 책과 잡지가 합쳐진 새로운 형식의 매거진(Revue)을 부활시켰다.
4일 개막한 국제갤러리의 알렉산더 칼더와 이우환 전시 참석차 방한한 그를 최근 만났다. 아렌버그는 “말 그대로 사고처럼 일어난 일이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잠들었던 대단한 명성의 출판사를 발견한거다. 부친이 대단한 미술 수집가였고, 나는 미술작품에 둘러싸여 자랐지만 내가 미술 출판을 할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날 아침, 나는 출판인이 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책을 만드는 철학을 “오늘의 최고의 예술가와 100년 전 설립자 제브로스 시대의 최고의 예술가의 만남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2년 흑백으로 알렉산더 칼더의 세계를 조명한 첫 책을 펴낸 이후, 첫 매거진으로 엘스워스 켈리를 선보였다. 이후 1세기 전부터 끈끈한 인연을 자랑하는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알렉산더 칼더를 비롯해 호안 미로, 프랭크 게리, 크리스토 등에게 헌정하는 책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예술품처럼 세공한 책은 한정수량을 찍어 출간한 탓에 품절이 쉽게 된다.
카이에다르의 대표작은 1932년 제브로스가 편찬한 파블로 피카소의 전작 도록인 ‘카탈로그레조네’다. 33권에 1만6000여점의 전작이 모두 실려 고서점에서 가격이 2억원에 달할 만큼 귀하게 거래된다. 아렌버그 대표는 대중화를 위해 2014년 1250부(영어·불어)를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에 재출간했다. 그는 “500부를 더 찍었지만 완판 되어 다시 제작할 계획이 있다. 스페인어, 아랍어로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작년 ‘아트바젤 파리’가 처음 열리는 등 유럽 미술의 중심지가 런던에서 파리로 이동 중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파리는 언제나 예술의 중심지였다. 이제 과거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파리는 예술가들에게 언제나 매력적인 도시였고 브렉시트도 있었다. 동시에 한국과 중국이 커지는 것처럼 변화가 많다. 나는 미술세계는 뒤집어진 피라미드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도시를 향해 성장해가고 있어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韓도 日도 발빼는 이 나라…13년만에 성장률 최저 ‘무슨일’ 있길래 - 매일경제
- “치킨 시켰을 뿐인데”…1700만원 ‘날벼락’, 소름돋는 배달기사 수법 - 매일경제
- “내 혀를 빨 수 있느냐”…소년에게 키스한 달라이 라마 첫마디 ‘경악’ - 매일경제
- “호텔도 탔다” 강릉 산불 강풍 타고 해안가 급속 확산…피해 눈덩이 [영상] - 매일경제
- “엄마옷 꺼내 입어도 되겠네”...명동거리 휩쓰는 ‘뜻밖’ 패션 - 매일경제
- 열차와 ‘꽝’·3m 공중서 ‘쿵’…한국車 덕분에 살았다, 볼보급 안전대박 [왜몰랐을카] - 매일
- 초고수도 2차전지 집중 매수...에코프로비엠 LG화학 포스코홀딩스 - 매일경제
- “숨 막혀요”…‘지옥철’ 김포골드라인 출근길서 2명 호흡곤란 - 매일경제
- “내가 누군지 알아?”…여경 머리채 잡은 ‘주폭’ 예비검사 - 매일경제
- 김연경, 전격 현역 연장 선언 “우승만 할 수 있으면 조건도 상관없다” [MK한남]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