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중, 스타 음주운전에 높아진 경각심[스경X초점]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음주운전에 한해 기준치를 넘는 수치로 적발되거나 사고를 냈을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의 적용대상이 된다. 초범이라도 최고 해임에 이르는 중징계를 받는 것이다. 그만큼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각종 음주운전 사망사고와 관련해 민심이 날카로워졌다. 이는 관련 연예인들에 대한 인식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음주운전을 했거나 음주운전 자숙 이후 복귀하려는 연예인들에게 엄정한 잣대가 드리워지고 있다.
그룹 클래지콰이 출신의 가수 호란은 지난 9일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했다 대중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는 ‘펑키한 여우’라는 가면을 쓰고 나와 곧 복귀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과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출연한 호란과 출연시킨 ‘복면가왕’ 제작진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호란은 2016년 9월 음주운전 사고로 적발돼 벌금 700만원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2004년과 2007년에 이은 세 번째 적발이었다. 세 번째 사고는 청소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로 환경미화원이 부상을 입었다.
민심이 성나자 MBC는 10일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시청자분들의 엄격하고 당연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불똥은 KBS2 월화극 ‘오아시스’로도 튀었다. 호란이 이 드라마의 OST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호란은 2017년 1월부터 KBS 방송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드라마 제작사는 뒤늦게 호란의 OST를 교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새론이나 신혜성 등 최근 음주운전 이후 처신에 물의가 있었던 연예인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지난 5일 1심 공판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사고 이후 배상금 때문에 생활고를 호소했다는 법원의 변호인 진술과 정황이 나와 비판의 중심이 됐다. 배우로서의 작품 섭외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언제 복귀가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신혜성의 경우에는 거짓해명이 문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탄천 2교에서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체포됐다. 신혜성의 소속사는 당시 음식점 대리주차 담당 직원이 전달한 자동차 키로 귀가했다고 주장했지만, 식당 측이 차 키를 건넨 적이 없다고 반박해 거짓해명 논란이 일었다.
결국 법률대리인이 “신혜성이 자신의 차량인 것으로 착각하고 차량 조수석에 탔다”고 정정하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신혜성 역시 현재 공판이 열리고 있어 대중의 괘씸죄까지 추가된 상황에서 복귀는 요원한 일이 됐다.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배우 곽도원의 경우는 이미 촬영한 영화 ‘소방관’과 티빙 드라마 ‘빌런즈’의 공개 자체가 어려워졌다. 김새론의 경우도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 등을 촬영했는데 공개시점 자체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대전 서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자의 차에 어린이 네 명이 치어 9세 여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연예인이나 방송가의 인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더욱 대중의 음주운전 혐오를 부추겨 그 잣대를 더욱 높이는 원인이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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