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르는 알바·가스총 마련한 사장님…편의점은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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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아저씨들이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붓고 집 가는 길 조심하라고 협박하고 주먹질하려 하고매달 한 번은 경찰을 불러야 할 정도라 결국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습니다."
김지연씨(20대·가명)는 경기 양주시 한 편의점에서 3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최근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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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아저씨들이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붓고 집 가는 길 조심하라고 협박하고 주먹질하려 하고…매달 한 번은 경찰을 불러야 할 정도라 결국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습니다."
김지연씨(20대·가명)는 경기 양주시 한 편의점에서 3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최근 그만뒀다. 편의점을 찾는 이들로부터 갖가지 위협을 받아서다. 김씨는 이런 경험 때문에 다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가 늘면서 두려움을 호소하는 편의점주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발생한 범죄 건수는 2019년 1만4355건, 2020년 1만4697건, 2021년 1만5489건으로 해마다 늘었다. 폭행, 강제추행, 협박, 강도 등 범죄 유형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중년 남성이 여성 편의점 직원을 성추행하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였다. 영상에서 남성은 직원에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직원에게 다가와 강제로 한쪽 팔을 만졌다. 지난달 3일에는 경기 시흥시 한 편의점에서 40대 남성이 흉기로 직원을 위협한 뒤 5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가 10시간 만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다.
편의점주와 아르바이트생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가스총을 구비했다거나 골프채, 전기 충격기 등 호신용 도구를 준비해놨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최민영씨(20대·가명)는 "교육생에게 업무를 가르쳐 주기 위해 출근했다가 교육생에게 삿대질하며 '쟤 어제 걔다'라고 하던 무례한 손님을 잊지 못한다"며 "교육생 대신 저지에 나서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내가 근무하는 시간에 와서 나를 괴롭히진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편의점주들은 강력 범죄 예방을 위해 본사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은 "무엇보다 근무자들의 안전이 최우선인데 본사는 뒷짐을 지고 있다"며 "근무자가 다쳤을 때 보상을 해준다거나 위험한 상황이 닥치기 전에 보안 업체와 연계해 도움을 주는 등 편의점 강력 범죄 대응에 본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에선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대표로 편의점 종사자 안전 확보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은 체인 사업자가 점포 내 종사자 안전을 위한 근무환경 개선 의무를 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지난달 15일 소관 상임위에 회부됐다.
담배 광고 외부 노출을 막기 위해 편의점 문과 창문에 붙이는 불투명 시트지가 범죄 위험을 더 높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투명 시트지 때문에 편의점 내부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드러나지 않아 범죄 발생이나 대응에 더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김지연씨는 "최근 편의점주가 흉기로 공격당해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불투명 시트지를 떼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100번 이상 했다"며 "(일하던 편의점) 바로 앞에 식당이 있어서 시트지가 붙기 전에는 대신 신고해주거나 도와준 적이 많았는데 시트지가 붙고 나서는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르더라"고 설명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범죄자가 범행하려 할 때 감시자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불투명 시트지가 공간의 밀폐성을 높이다 보니 감시의 눈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범죄 표적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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