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산횟집 도열 "영화 속 장삼이사 같아" 언론·여권 쓴소리
한겨레 "尹 술자리 왜 자꾸 문제되나"
TV조선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단 의견도"
김근식 "도열 장면, 분명 잘못"
대통령실 "지엽적 문제로 본말 전도"
이용 "사진 촬영 유포 의도성 의심"
[미디어오늘 조현호, 노지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저녁 부산 횟집 앞에서 도열한 시도지사 및 참모진과 악수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다. 일부 언론들은 “권위적으로 비친다” “윤 대통령은 왜 매번 술자리가 논란이 되나” “영화 속 장삼이사와 뭐가 다른가”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여권 내에서도 도열 장면 만큼은 분명히 잘못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이 사진은 윤 대통령이 그날 오후 부산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시도지사협의회를 한 이후 부산의 횟집에서 만찬 회식을 하고 나오는 길에 일반인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을 촬영한 사람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뒤 클리앙, 에펨코리아, MLB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으로 확산되면서 크게 논란이 됐다.
이에 TV조선도 메인뉴스 리포트에서 일부 비판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다. TV조선은 7일 <뉴스9> '尹, 부산 '비공식' 만찬…도열 '논란''에서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에서 17개 시도지사들과 엑스포 유치 지원 회의를 가진 뒤 시내 한 횟집에서 비공개 만찬을 했는데, 여기에 여권 실세들까지 총출동한 모습이 시민들의 카메라에 찍혀 공개됐다”며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여야 협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정권 실세들이 일렬로 도열한 모습이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8일자 사설 <윤 대통령 또 술자리 논란>에서 “사진만 보면, 인근 회사원들의 회식 장면 같다”며 “또 일렬로 도열한 채 차례로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때문에 매우 권위적으로 비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은 왜 이렇게 자신을 둘러싼 술자리 논란이 끊이지 않는지를 먼저 돌아보아야 할 것”이라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윤 대통령만큼 술과 관련된 구설을 국민들에게 이처럼 많이 전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썼다. 이 신문은 “이날 사진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비판이 일었던 상황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장관·지사들이 즐비한 장면이 그대로 외부에 찍힐 정도였다는 점은 경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오프닝 멘트에서 “늦은 밤 양복입은 장년의 남성들이 수십명 횟집앞에서 악수하고 어수선하게 서있는 모습은 보기 좀 그렇다”며 “영화 속 장삼이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최 기자는 “대통령이나 그를 둘러싼 정치인들이 길거리 장삼이사들처럼 보일 필요도 없다”며 “권력을 쓸때도 그렇고 권력이 비춰질때도 절제해야 한다. 막 쓰고 막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면 권위는 사라진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8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식당 밖에서 도열하는 듯이 모두 모여 환송하는 모습은 피했어야 한다”며 “경호상으로도 사진상으로도 불필요한 장면”이라고 썼다. 김 위원장은 “부정적 이미지가 연상되고 국민들의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며 “횟집 회식은 전혀 탓할 바 아니지만 식당밖 도열 장면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실과 경호팀 그리고 참석자들이 아직도 민심의 절박함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7일 오후 MBC TV <뉴스외전>에 출연해 “지금 오늘 화제가 된 것이 부산에서 횟집 앞에서 이렇게 의원들과 단체장들이 쭉 이렇게 도열해 있고 대통령이 나오면서 인사하는 그런 걸 보면서 무슨 조직을 연상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제가 그 사진을 보면서 '이 모든 게 지지율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지율을 얻지 못하니 국민이 볼 때 형님 리더십이라더니 '자기 식구들만 챙기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일부 국민의힘 인사는 사진 촬영한 사람의 의도를 의심하는 주장을 폈다. 친윤계인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상한 건 이 사진이 유포되고 보도된 방식”이라며 “사진 구도를 보면 높은 빌딩에서 카메라를 확대해서 찍은 사진인데, 어떤 전문 사진기자 같은 분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포착해서 찍은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심했다. 이 의원은 “더 이상한 부분은 그 사진이 당일 저녁에 2030 세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됐다는 건데, 그런 부분에서 의도성이 좀 있지 않나 본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와 성공적 개최를 위해 힘을 모은 자리였는데, 그런 본질은 외면하고 식당 이름 등을 문제 삼아서 심지어는 반일 선동까지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부산 엑스포 유치 반대한다는 말은 못하니까 지엽적인 문제를 꺼내서 본말을 전도시키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7일에도 “그 사진을 현장에서 보기에는 대통령이 만찬을 마치고 나오니까 주변에 있던 시민분들이 대통령을 응원하는 구호를 많이 외치고, 많이 손을 흔들어서 대통령도 손을 흔들어 줬다”며 “그런데 그 사진이 엉뚱하게 만찬을 마치 비판하는 듯한 그런 글들에 이용된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나 언론 지형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본말을 전도시키는 그런 시도들이 많아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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