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김창수 가세’ 우리 술 수출 드림팀 출범... “K-콘텐츠 타고 세계로 간다”
우리나라 술을 수출하기 위한 민․관 합동 ‘K-Liquor(케이 리큐르) 수출지원협의회’가 11일 출범했다.
좋은 우리 술을 다른 나라에 팔고 싶어도, 정보와 네트워크가 부족해 수출길 개척에 어려움을 느꼈던 전통주・중소주류제조업체들의 숨통이 한결 트일 전망이다.
국세청은 이날 K-Liquor 수출지원협의회 1차 회의를 열고 우리나라 전통주·중소 주류 관련 기업 수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술을 통칭할만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게 일차적인 계획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무역수지 적자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와인과 위스키 수입액은 급증한 반면, 막걸리를 포함한 우리 술 수출액은 지지부진했던 탓이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코로나 이후 우리 술 수출은 정체되고, 외국 주류 수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전통주 업체나 주류업체는 내수시장 자체가 크지 않으니 수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국세청장은 이어 “K-팝, K-드라마처럼 세계적으로 한국 상품이 인정을 받고 있는데 한국 술도 본질적으로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계기로 5~10년 후에 우리술이 세계적인 술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세계적인 술들은 맛과 품질을 넘어 제품 네이밍(naming), 상표디자인, 스토리텔링 같은 브랜드 전략이 뒷받침되고 있다. 가령 ‘사케’는 일본, ‘보드카’는 러시아, ‘테킬라’는 멕시코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식이다. 반면 외국인에게 ‘대한민국 술’이라고 했을 때 떠올릴 만한 우리 술 브랜드는 딱히 없다.
K-Liquor 수출지원협의회는 대한민국 술 브랜딩이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국세청은 국민 공모를 통해 대한민국 술을 K-Liquor 혹은 K-SUUL(케이 술) 같은 특정 명칭으로 브랜딩하고, 상표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K-POP(케이팝), K-food(케이푸드) 같은 ‘K브랜드’에 우리 술을 접목해 세계인이 두루 알만한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화선 우리술문화원장은 “국제적으로 통용하는 한국술 이름이 없어 수출하는 주류 인지도 제고를 위한 네이밍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성기 막걸리수출협의회 회장과 정재수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단장으로 농·식품부, 한국주류산업협회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김창수 김창수위스키증류소 대표, 이화선 우리술문화원장 등 주류 업계 관계자가 총출동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처럼 수출을 선도하는 주류 대기업들은 시행착오를 공유하는 ‘수출 진흥 세미나’를 매년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 세미나는 수출 대상국 주류 규제 제도와 유의 사항, 현지시장 정보, 영업 환경, 수출 성공과 실폐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전무는 “하이트진로의 경우 2019년부터 수출액이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1600억원까지 증가했는데, 수년에 걸쳐 경험한 이 과정을 협의회에서 말하고 공유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전통주민속협회 같은 곳에서 어려운 점을 말해주면 겪은 부분을 상세하게 말을 드리고, 현지 홍보 브로셔에 제품을 넣거나 하는 방식으로 실무 부문에도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주류관련 협회는 보유한 주류 수출 정보를 한 데 ‘우리 술 포털’ 혹은 주류 수출 가이드북 형태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주류제조 아카데미’를 내실화해 창업 준비자 및 신규 기업에 대한 진입 장벽도 낮춘다. 교육 프로그램에는 양조학 이론과 기술 실습, 최신 분석 설비를 이용한 품질 평가, 주세 관련 규제와 법령 교육, 창업 노하우 전수 같은 항목이 포함됐다.
공동단장을 맡은 정재수 법인납세국장은 “주류 무역수지 적자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중소 주류제조업체가 수출 활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기업, 관련 협회가 나서야 할 때”라며 “협의회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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