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언급한 새 일본은행 총재 우에다…"당분간 금융완화 계속"

박가영 기자 2023. 4. 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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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새 수장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일본이 장기간 지속해온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유지 중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서 "부작용이 있고 금융기관 수익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도 크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2%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계속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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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늦게 취임 기자회견…대규모 완화정책 부작용은 인정 "적절한 시기에 정상화"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리가 10일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새 수장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일본이 장기간 지속해온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나 홀로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한다는 소식에 엔화 가치는 하락 중이다.

1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전날 오후 7시쯤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물가 안정은 (1998년 신일본은행법이 시행된 이후) 25년간 계속된 과제다. 이 임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총력을 쏟겠다"며 "물가 상승률이 2%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의 임기는 지난 9일 시작됐다.

지난 8일 퇴임한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는 10년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하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를 지탱해왔다. 2013년 취임 직후 '2년 내 물가 2% 상승'을 목표로 내걸었고, 2016년 1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같은 해 9월에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시행했다. YCC는 일본 정부가 발행한 10년물 국채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일본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정책이다.

우에다 총재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유지 중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서 "부작용이 있고 금융기관 수익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도 크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2%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계속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우에다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대해서는 "그렇게 간단한 목표는 아니다"며 현 단계에서는 달성 시기를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구로다 전 총재의 10년에 대해 "내가 총재였다면 하지 못했을 과감한 결정을 실행에 옮겼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YCC에 대해서는 "현재의 물가 상황과 금융 여건을 고려하면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폭을 종전 ±0.25%에서 ±0.5%로 확대해 긴축 기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에도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금리(수익률)는 0% 정도로 유도하는 종전 정책을 유지하면서 기존의 완화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경제 상황에 따라 금융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우에다 총재는 "안정적, 지속적으로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할 수 있는 정세인지를 판별해, 적절한 시기에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에다 총리가 4~6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융정책 수정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닛케이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한 미국·유럽의 금융 불안이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의 첫 금융정책결정회의는 오는 27~28일 진행될 예정이다.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가량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긴축 기조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화 수요가 줄고 달러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엔저 현상 등을 이유로 1.05% 상승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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