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평 아파트가 보증금 없이 ‘월 1만원’ …전남 화순 ‘만원 아파트’ 400가구 공급 왜?

강현석 기자 2023. 4. 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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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우려에 청년층 지역 정착 지원
만 18세~49세 이하…최장 6년 거주 가능
이달 중 50가구 모집 공고…7월 입주 예정
전남 화순군이 20평형 아파트를 청년들에게 월 1만원에 임대하는 ‘만원 아파트’ 사업을 시작한다. ‘만원 아파트’로 제공될 화순읍의 아파트 단지 모습. 화순군 제공.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남 화순군이 월 1만원만 받고 66㎡(20평) 크기의 아파트를 제공하는 ‘만원 아파트’를 내놨다.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혼부부와 청년을 획기적으로 지원해 인구를 늘려보겠다는 취지다.

화순군은 “보건복지부와 ‘청년 및 신혼부부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마치고 조만간 첫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만원 아파트’는 화순군이 지역 아파트를 직접 빌린 뒤 신혼부부와 청년들에게 월 1만원만 받고 입주시키는 사업이다. 군은 화순읍에 있는 20평형 임대아파트에서 이 사업을 진행한다. 가구당 4800만원인 임대보증금은 군이 모두 지원한다.

이렇게 확보한 아파트는 수리해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제공한다. 화순군은 이달 중 50가구를 모집하는 입주자 공고를 내고 오는 7월부터 입주시킬 계획이다. ‘만원 아파트’는 올해 100가구를 시작으로 매년 100가구씩 4년 동안 모두 400가구가 공급된다.

화순군 관계자는 “임대보증금으로 모두 192억원 예산이 투입되지만 (임대기간이 끝나면) 다시 환수되는 구조여서 사업비가 소진되지는 않는다”면서 “임대료 1만원은 상징적인 금액이며 입주자는 관리비만 내면 된다. 문의전화가 하루 20통씩 이어지는 등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만원 아파트’는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지원해 인구감소를 막아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농촌 지역인 화순군은 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2013년 6만7829명이었던 군 인구는 지난 3월 기준 6만1801명까지 줄었다.

‘만원 아파트’ 입주자는 2년간 거주할 수 있으며 최장 6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입주대상은 만 18세 이상∼49세 이하 주민으로 군에 주민등록을 둔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무주택 세대주다.

신혼부부는 혼인신고일 기준 7년 이하,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4세 이하 아이가 있거나 화순 지역 사업장 노동자, 자립준비청년, 자립생활을 원하는 장애인 등은 전체 가구 중 15% 내에서 우선 공급된다. 화순에 살지 않더라도 입주 즉시 전입할 수 있는 사람도 신청할 수 있다. 예컨대 인접한 광주광역시 청년이 입주를 신청하면 군은 실제 거주하며 출퇴근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심사한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군의 미래를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들에게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만원 아파트’가 청년층의 지역 정착에 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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