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 흔적 찾다 발견한 우리 미술 뿌리
김방은 대표 외조부 이완석 흔적 좇아
이인성·김환기 등 21명 작품 한자리에
김방은 대표가 태어나기 2년전 작고한 외조부 이완석(1915~1969)의 흔적을 찾는 여정이 바로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뿌리를 찾는 길이었다. 국내 1세대 산업디자이너 이완석은 천일제약에서 일하며 계열사 천일백화점 지배인과 사장까지 올랐다. 지난 1954년 7월 서울 종로4가 광장시장 인근 천일백화점 안에 천일화랑을 열었다. 화가는 물론 이경성 등 평론가도 그 주변에 모였다. 전후 척박한 여건에 화랑은 결국 반년 만에 닫았지만, 1세대 서양화가 3인 유작전 등 역사적 전시를 열고, 고희동, 김환기, 도상봉, 장욱진 등 당대 최고 화가들을 모으며 큰 족적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이완석의 장녀 이숙영이 남편 김태성과 함께 1978년 예화랑을 열고 전시로 연결된 화가 21명을 모았다. 김환기 작품 ‘새와 항아리’(1958)가 부인 김향안의 몽블랑 풍경화(1980)와 나란히 걸렸다. 이밖에도 오지호, 남관, 임군홍, 윤중식, 최영림, 유영국, 손응성, 장욱진, 임직순, 이대원, 홍종명, 문신, 권옥연, 정규, 천경자, 변종하 등 쟁쟁하다.
족히 9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작품들을 유족과 예화랑의 오랜 고객들을 통해 모았다. 서양화 도입기 이인성의 ‘귀가(빨래터풍경)’(1935)는 세로로 긴 형태와 풍경, 낙관까지 한국화같지만, 비단에 그린 수채화로 과도기적 면모를 드러낸다.
김 대표는 “당시 3인 유작전에 걸린 이인성 화백의 붉은빛 가득한 대표작 ‘한정’은 너무나 사실적이라 그림을 찢어보았다는 일화도 남아있지만 현재 실물 그림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전시장 사진 등을 확인한 것도 성과지만 한국 미술의 뿌리를 찾는 작업이 좀 더 활발하게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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