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매파적 통방문에도 금융시장 "금리인상 기조 종료"

홍성완 기자 2023. 4. 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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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 우세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문(이하 통방문)을 통해 연내 금리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기조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보고, 올해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현판 ⓒ홍성완 기자

1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어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은 통방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및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동결 결정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금통위원 중 5명은 최종금리 수준을 0.25%포인트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이번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이 기대하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또한 CD 금리 등 단기금리 하락을 두고 인하 기대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통방문이 매파적(긴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에 이어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최종금리가 현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 나아가 올해 하반기 중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당사는 사실상 국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며 "동시에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경기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두 번 연속 동결 결정으로 최종금리 3.50% 기대심리는 공고해질 것"이라며 "국내경제는 성장세를 견인해 오던 민간소비의 회복 흐름이 둔화되고, 수출부진이 심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에 따른 주요국 대외 수요 위축이 당분간 국내경제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2~2.5%)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되고, 경기도 둔화 또는 침체흐름을 보이는 만큼 사실상 금리인상 기조는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분기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물가 목표치 2.0%를 상회하며 평균3.2%(4월 3.7%, 5월 3.2%, 6월 2.8% 예상)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별한 침체 징후나 신용위험이 확산될 징후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향후 2차례(5월, 7월)정도는 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8월, 10월 인하에 대한 고민 시작할 것"이라며 "연준의 추가 긴축이라는 대외 변수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예상 가능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경우(5월 FOMC, 동결 혹은 0.25%포인트 인상 이후 금리 인상 종료) 한은의 차기 통화정책 변화는 물가 변수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물가부담이 가장 낮아지는 시기를 2분기말~3분기초반으로 예상하며, 특히 7월 연내 물가 저점(당사2.5% 예상)이 확인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경우 8월부터는 물가부담을 덜어낸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거나 인하의 시기를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위원도 "당사는 한국은행의 최종금리 수준이 3.50%일 것이며,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기존의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물가 경로 불확실성은 높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금융 불안과 경기 하강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수요 부진에 따른 물가 하락 기조가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제유가 또한 감산에도 불구하고 수요 부진에 따라 급격한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보는 만큼 연내 물가 하락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며 "하반기 들어서는 낮아진 물가 속 경기 하강과 금융 불안 등으로 시선이 옮겨지면서 한국은행의 결정 또한 이에 주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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