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도, CCTV도 흔들… 강릉 불길 업은 ‘태풍급 강풍’ 상황

문지연 기자 2023. 4. 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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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사천면 소재 강원지방기상청에서 촬영된 영상. 거센 바람에 표지판과 나무가 세차게 흔들리고 있다. /기상청 트위터

강원 강릉시에서 11일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중형급 태풍 이상의 풍속을 보이며 거세게 부는 강풍은 주변 교통 CCTV 등에도 선명하게 포착됐다.

불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강릉시 난곡동 한 야산에서 발생했다. 강풍에 소나무가 부러지는 과정에서 전깃줄을 건드려 난 불씨가 산불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오후 1시 기준 주택 24채와 펜션 8채가 전소됐고, 주택 14채와 펜션 20채가 화마의 피해를 입었다.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은 진화차 등 100여대의 장비와 1600명 가까운 인력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순간 최대 풍속 30㎧(시속 110㎞)의 강풍이 불면서 헬기조차 쉽게 뜨지 못하는 상태다. 현재 강릉을 비롯한 영동 전역에는 건조 경보와 강풍 경보가 내려져 있다.

/ITS 국가교통정보센터 CCTV 영상
/ITS 국가교통정보센터 CCTV 영상

보통 열대저기압 중심 주근 최대 풍속이 17㎧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한다. 이 태풍이 ‘중형급’으로 판단되는 기준은 최대 풍속 25㎧ 이상 33㎧ 미만이다. 강릉에서는 중형급 태풍과 맞먹는 거센 강풍이 불길을 등에 업고 부는 셈이다.

소셜미디어와 교통정보 CCTV 영상에 포착된 모습을 보면 강풍의 위력을 알 수 있다. 강릉 사천면 소재 강원지방기상청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표지판이 떨어질 듯 흔들리고 주변 나무들이 세차게 휘날리는 장면이 찍혔다. 화재 현장 인근인 국도 7번 즈므고가교 CCTV는 강한 바람에 화면 자체가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이 나온다. 도로 옆 나무들도 한쪽으로 눕다시피 한 모습이다.

주민들이 화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소방청은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산림청도 오전 10시30분 기준 대응 수위를 산불 3단계로 상향·발령했다. 당국은 지금까지 축구장 면적(0.714㏊) 144배에 달하는 산림 약 103㏊가 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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