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누누티비와 공짜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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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든 공짜라는 말이 붙으면 달콤하다.
최근 누누티비에 어울리는 말이다.
'이만한 사이트가 없다', '기존 OTT 가격이 너무 비싸서 그런 것 아니냐', '누누티비 응원한다'는 반응 등이다.
누누티비 운영진을 잡아서 엄벌한다고 해도 부당한 공짜점심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 개선이 있지 않는 이상 형사처분에만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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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음지에 머물렀던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사용자가 폭증하면서 양지 위로 떠올랐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콘텐츠 업계가 차린 밥상을 냅다 뺏어 팔면서 인기가 급증한 상황이다. 월간 방문자 수가 토종 OTT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정당한 대가를 주고 이용하는 플랫폼이 아닌 누누티비를 바라보는 여론은 의외로 온정적이다. '이만한 사이트가 없다', '기존 OTT 가격이 너무 비싸서 그런 것 아니냐', '누누티비 응원한다'는 반응 등이다. 국내 OTT 콘텐츠 삭제도 큰 의미는 없다. 아직 남은 토종 OTT 콘텐츠도 있고, 결정적으로 국내에서 만든 콘텐츠가 여전히 대량으로 업로드 돼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은 OTT 외에도 제작-유통-투자(금융)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생태계다. 국산 콘텐츠가 많은 이들에게 제값을 받지 않고 소비되지 않는 것만으로 콘텐츠 생태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시장을 왜곡하는 공짜점심에 대한 대가를 업계가 치르는 셈이다.
현대 사회의 다른 산업 분야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다.
중국 기업이 삼성전자의 주요 상품을 베끼고 공짜로 판매했다면 우리 국민들은 가만히 있었을까. 콘텐츠 산업에만 유독 유연한 잣대가 적용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온라인상에 숨어 '나만 아니면 괜찮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일각에선 언론 등 여러 매체가 누누티비를 조명하면서 되레 사이트를 홍보해줬다고 꼬집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향력이 커진 누누티비를 계속 음지에만 두고 쉬쉬하기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노출을 꺼렸던 OTT 등 콘텐츠 업계가 힘을 합쳐 대응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토종 OTT들은 넷플릭스, 디즈니+ 등 거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윤규 차관은 이를 '피와 땀'에 비유하기도 했다. 누누티비 옹호론자들의 이야기도 맞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누누티비만 있지 않다. 누누티비 운영진을 잡아서 엄벌한다고 해도 부당한 공짜점심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 개선이 있지 않는 이상 형사처분에만 그칠 것이다.
K-팝, K-콘텐츠, K-드라마 등에 쓰이는 'K'라는 자긍심이 국내 콘텐츠를 어떤 방법으로든 보기만 하면 되는 '뒤통수'로 망각돼선 안된다. 지금의 음원 저작권도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영상 콘텐츠 영역에서도 부당하면서도 달콤한 공짜점심을 자발적으로 끊을 수 있는 시기가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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