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창용 "금통위원 5명 3.75% 가능성…시장 인하 기대 과해"

문혜현 2023. 4. 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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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언급 부적절" 못 박아
"금융안정, 금리 결정 이외 도구 있다"
"원·달러 환율, 하나의 가격 변수로 봤으면"
"부동산 경기 하락세 둔화…연착륙 가능성 커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게 금통위원의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은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금리 인하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말씀드리면 금리 인하를 아직 고려할 단계가 아니며, 물가 불안 요인이나 이런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금융시장에선 해외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돼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면이 있지 않나 하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며 "이게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경고를 드릴 필요가 있다고 금통위원 몇명이 말했다"고도 짚었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모두 기준금리 아래로 내리는 등 시장의 금리 인상 조기 종료감이 큰 가운데 직접적인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 총재는 "하반기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내 최종금리 수준 전망은?

=우선 최종금리에 관해서는 지난 2월과 같이 이번 회의에서도 다섯 분은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한 분은 3.5%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씀하셨다.

다섯 분이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건 크게 두 이유인데, 하나는 예상한 대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산유국 추가 감산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 공공요금의 인상 시기·폭과 관련해 하반기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SVB 사태 이후 주요국,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였다.

-외환시장 불안이 심해지면 결국 한은이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외환시장에 대한 불안 요인을 말씀하셨고 무역수지를 큰 이유로 말씀하셨는데, 외환시장 불안을 만일에 어떤 특정한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두신다면 저희들이 거기에 금리를 통해 반응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그 수준과 관계없이 저희들이 금리뿐만이 아닌 여러 가지 다른 정책을 통해서도 거기에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무역수지 적자 기조 때문에 환율의 절하 기조가 이어질 거라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당연히 그렇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무역수지 적자라든지 4월 배당금 지급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이미 다 기대가 된 수준이고 다 반영됐을 것이고, 또 무역수지도 분명히 환율을 결정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지만 주요국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특히 실리콘밸리 은행 이후에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정책 계속 지속될지 아닐지 그것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크게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한 방향으로 지금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외환시장 위기에 대한 얘기를 많이 말하신다. 제가 계속 말씀 드리지만 예전과 달리 우리는 채권국이다. 그리고 외환보유고도 4205억불 넘게 남아있고 그래서 어느 정도 무역수지 적자가 나든 또 어느 정도 변화가 있든 저는 우리 스스로가 예전처럼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본다. 충분히 대처 가능한 그런 여러 방안이 있다. 그래서 큰 폭의 변동성에는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근원물가가 왜 이렇게 더디게 떨어지고 있나. 근원물가 전망만 상향 조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머지 식료품이나 에너지 가격이 2월 전망보다는 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나?

=우선 저희가 금리를 올린 지가 거의 1년 반, 대부분 많이 올린 것이 지난 1년이었기 때문에 물가에 주는 영향이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일반 소비자물가율와 근원물가율을 비교할 때 일반 물가는 빨리 떨어지는데 근원물가가 적게 떨어지는 것은 근원 물가의 문제라기보다는 에너지가격이 작년 3월부터 굉장히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는 기저효과가 (소비자물가에) 지금 굉장히 많이 반영된 거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물가는 작년에 올라갔던 유가 때문에 빨리 떨어지는 반면 에너지 가격이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전기·가스 요금 등을 덜 올렸다. 그래서 완충시키는 효과로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을 덜 하기 위해 전기·가스 요금을 덜 올린 것이 지금 반영되는 이런 효과가 있다. 때문에 전기·가스 요금을 반영한 근원 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좀 천천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하나는 거리두기가 끝난 후에 투자나 수출은 많이 떨어지지만 소비는 약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물가가 다른 물가에 비해서 둔화되는 속도가 좀 느리다. 그런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근원 물가가 일반 소비자물가보다는 좀 더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말에는 그래도 3%정도 수준으로 가지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2월에 안개를 언급했다. 최근 안개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시는가 아니면 조금 걷혔다고 보시나.

=제가 지난번에 안개 비유를 들었던 것은 지난번에는 저희가 금리 인상을 일곱 차례 이상 한 후에 처음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지난번 통방 이후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더 생겼다. 기존 불확실성은 물가 경로라든지 이런 것들은 좀 더 명확해진 반면에 그 뒤에 있었던 SVB 사태, 크레딧스위스(CS) 뱅크, 전 세계에 있었던 여러 일들이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 많이 제기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 불확실성이 많이 사라졌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가 둔화를 전망한 통방문이 근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 금통위원 중 시장의 기대가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저희들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금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잠깐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그 영향을 바라보자. 그리고 해외 상황이나 기타 상황의 변화에서 물가 경로가 우리가 예상하는 바가 아니면 다시 인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자는 분이 다섯 분 이상이라고 했다. 지금 시장에서는 마치 올해 내에는 금리가 인하할 것 같은 기대가 많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것은 특히 미국에 그런 기대가 형성되는 것에 따라서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본다. 저희 금통위원들께서는 그러한 견해가 조금 과도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좀 가지고 계신다.

현재 금리 수준에 관해서는 실물 부문에 관해서는 제약적이라는, 계량경제학적으로 저희가 중립금리보다 이상이다 이런 기술적인 답을 드려도 되지만 여러 가지 실물지표를 볼 때 금리 수준은 제약적인 수준으로 들어와 있다고 본다. 다만 금융부문에 있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통화정책의 변화에 대한 기대 이런 것들이 선반영 돼서 좀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면이 있지않나 하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는 좋지만 수입물가가 오르는 부정적 효과도 있는데, 현 상황에서 그 중 어느 쪽이 더 크다고 보나. 무역수지 흐름 고려하면 지금 1300원대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봐야 하나.

=1300원이든 어디든 그 수준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되고 적정환율이라는 개념은 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변동성이 심할 경우에는 저희가 대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환율이 주는 수출에 미치는 영향, 여러 가지 자본 시장에 주는 영향, 이런 것들이 장단점이 다 섞이고 또 영향 받는 사람도 다 다르다. 특히 예전처럼 우리가 외채가 많았을 경우에는 환율이 절상되면 외채부담이 커져서 국가 부도가 난다고 하지만 지금은 저희가 채권국이다. 또 여러분들 여기도 많이 계시겠지만 일반 국민들도 국내 주식시장에만 투자하시는 것이 아니라 해외 투자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 환율을 하나의 가격 변수로 생각하시면 좋겠다.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면 누가 이익보고 누가 손해 보는 것처럼 환율도 하나의 가격 변수고 변동하고 그에 따라서 이익 보는 사람도 있고 손해 보는 사람도 있다. 국가 입장에서는 금융 불안이 없거나 크게 빠르게 변화할 때 주는 불확실성을 조절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추가 금리 인상을 하면 경기·금융불안이 동시에 있을 거란 우려도 있다.

=저희가 이번에 배울 수 있는 하나의 교훈은 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 물가를 잡는 장점도 있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다. 그렇지만 저희가 금리를 빠르게 올렸던 것은 물가를 우선 잡지 않으면 다른 부작용이 워낙 크고 더 큰 손실이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렸는데, 그 과정에서 기대하지 않게 어떤 것이 부러지지 않게 금융 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 목표 중의 하나다.

한국은행과 각국의 중앙은행은 이를 분리해서 물가목표와 금융안정을 다루는 다른 도구를 사용해 이것에 대응하는 것이 원칙적이다. 이번에 미국에서 일어났던 일 같은 것을 보시면, 물가는 계속 잡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도 마찬가지고 금융 안정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금융안정도 유지하는 그런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다 추구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금융안정 때문에 금리를 올리는 것에 제약을 받는 소위 학계에서는 금융우위라고 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된다.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저는 지난번 말씀드린대로 지금 저희들이 예상하는 물가 수준이 연말에도 3% 초반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충분히 그 이하로 떨어져 중단기 목표로 수렴한다는 그런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특히 제가 말씀드린대로 물가경로의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는데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하반기 끝까지 가기 전까지, 저희들이 이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에 관해 언급하는 것 자체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한전채가 최근에 시중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지난해같이 자금 경색 상황이 다시 유발할 수 있다라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최근에 새마을금고 PF 부실 대출 관련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의 관리감독 권한이 없어 조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작년에 한전채 발행 물량 자체가 주는 부담도 컸지만 작년에 레고랜드 사태가 일어나면서 회사채 시장, 은행채 시장, 시장 전체가 경직된데다 발행 물량도 더해지면서 시장에 주는 충격이 컸다. 지금은 시장 상황이 많이 안정됐다. 그리고 또 기본적으로 전기요금도 올라서 작년만큼의 부담은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한전채가 기본적으로 계속 많은 물량이 발행되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시기와 폭이 문제지만 정부에서도 전기요금을 어느 정도 인상함에 따라서 이 문제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꼭 새마을금고뿐만 아니라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어떤 면에서는 좋은 신호로 보고 있는 것은 작년에 급격하게 하락했던 부동산 경기 하락 속도가 많이 둔화됐다. 그 얘기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작년에 볼 때보다는 커졌다는 거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부동산 PF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선 부동산 가격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저희가 금리를 동결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그래서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좀 줄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 생각이다. 실제로 부동산 PF의 연체율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과거와 비교해 보면 아직은 낮은 수준이고 또 국제적으로 비교해 봐도 저희들이 부동산 관련된 부실률이라든지 연체율이 금리 올라가는 것에 비해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절대로 높은 수준이 아니다. 또 한은이 금융기관의 자본금이라든지 대손충당금을 봤을 때 새마을금고나 다 포함해서 저희들이 감내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조정되는 과정에서 한두 개 금융기관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 저희들이 해야 될 일은 이런 한두 개 금융기관이 어려움이 생겼을 때 그것이 전체로 번지는 그런 것을 막는 여러 가지 대응 대책과 도구를 마련하고 있다.

-해외 통화정책 방향과 한국을 비교하는 측면에서 여쭤보고 싶다. 지난 주 호주와 뉴질랜드가 그 금리 결정을 발표했다. 둘 다 물가 여건은 비슷하게 7%였지만 호주의 경우는 동결, 뉴질랜드는 50bp(1bp=0.01%포인트) 깜짝 인상을 했다. 한국의 경우는 전 세계적인 통화정책 요인과 공통점이 보고 차이점이 뭔지, 그리고 호주와 뉴질랜드 사례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참고해야 되는지 여쭤보고 싶다.

=저도 사실 약간 놀랐다. 왜냐하면 국제결제은행(BIS)에서 계속 만나면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결과가 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서다. 저희는 지금 호주랑 좀 유사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일단 호주와 뉴질랜드와 우리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지금 물가상승률이 5~6%를 넘어가고 있다. 연말까지도 각 중앙은행이 예측하는 것을 보면 올해 연말이 돼도 거의 5%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는 반면 저희는 3%를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호주와 뉴질랜드 간에 왜 서로 다른 결정을 했는지 제가 결정문을 보니 어디에 더 위험 가중도를 뒀는지 보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호주는 발표문을 보면 저희와 마찬가지로 금리를 많이 올렸기 때문에 이것이 앞으로 물가 하락 속도나 이런 것에 주는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 다만 더 올릴 수도 있다 이런 쪽의 스탠스를 취했다.

뉴질랜드 총재께서는 선제적으로 물가를 제어하는 것이 후에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물가를 잡는 것을 더 강조한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결정 뒤에는 각 국이 보는 물가 경로가 어떻게 다른지 봤다. 뉴질랜드가 조금 더 물가상승률을 천천히 떨어지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 것도 영향을 줬을 거라 생각한다. 가계부채의 비중도 호주가 GDP 대비 115% 정도 되는 반면 뉴질랜드는 95% 돼서 금리 인상이 됐을 때 가계가 느끼는 영향, 그것으로 인한 정치적인 어떤 면에서의 불안, 이런 것들도 많이 같이 고려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은 작년 한 해, 특히 미국이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서 전 세계가 그 영향권에 있었기 때문에 각국의 상황을 고려하기보다는 전 세계 흐름에 맞춰 갈 수 밖에 없었고 저도 그런 의미에서 연준의 결정으로부터 독립적일 수 없다는 말을 드렸다.

올해는 지금 실리콘밸리 상황이 끝나면서 어떻게 될지 다시 봐야 되겠지만 그런 기대가 많이 누그러진 것 같다. 그래서 각국이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조금 더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할 수 있는, 그래서 각 국이 서로 다른 결정할 수 있는 그런 토대가 조금씩 마련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 시장에서는 겁만 주고 액션은 안 한 것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것은 저희뿐만 아니라 지금 미국은 더 한 상황이다. 미국의 단기금리나 국채금리의 기준금리와 차이를 보면 저희보다 두 배 이상 되고 있고, 그래서 어떤 면에서 시장에서는 피벗(정책 전환)을 훨씬 더 빠르게 예상한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금융시장은 워낙 상호 연계가 돼있기 때문에 그런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다만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아직까지는 고려할 단계가 아니고 물가가 충분히 2% 수준으로 수렴되는 지를 보고 결정해야한다. 그 사이에 물가 불안 요인이나 이런 상황을 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시장에서 좀 과도하게 반응한다. 시장이 맞는지 저희가 맞는지, 경기라든지 물가의 흐름에 대해서 누가 더 맞는지는 사후적으로 판단해야 되겠다. 다만 저희 입장에서는 이렇게 가는 것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라는 그런 경고를 드릴 필요는 있지 않냐는면에서 금통위원들 몇 분이 말했다.

-SVB 사태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좀 제한적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미국에서 SVB 같은 경우는 아웃라이어(Outlier·예외)라고 보는 시각이 좀 많아지는 것 같다. 어떠한 시각을 갖고 계신가.

=그 영향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물가안정 목표와 금융안정 목표의 상충관계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것에 대해서 다른 도구로 대하든 거기에 대한 준비를 해야되겠다는 공감대가 많이 커졌다.

두 번째는 이번 사태로 인한 금융 불안으로 전 세계의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 이 두 가지가 근본적인 생각인 것 같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저희는 직접적인 파급효과는 좀 제한적이라고 보는 게 구조가 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SVB나 미국의 경우에는 변동금리부 대출보다는 고정금리부 대출이 컸고 또 가지고 있는 증권이나 채권의 만기가 훨씬 길기 때문에 이자율이 올라갈 때 자산가격이 떨어지는 정도가 커 그런 경로를 통해서 미치는 영향이 컸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고 채권의 만기도 해외에 비해 짧기 때문에 중간에 낀 금융중개기관이 영향을 받기보다는 최종소비자인 가계 등이 받는 영향이 더 커 오게 될 충격의 성격이 다르다. 그래서 같은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 공통적으로 보는 것은 이번 일을 통해 디지털 뱅킹이 발전하면 감독이나 위기관리에 관한 대처가 어떻게 바뀌어야 되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것을 느끼게 했고, 저희도 지금 감독기관과 그 부분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과 달리 예전에는 한 개 은행이 닫는다고 할 때 문을 닫아놓고 일주일 동안 예금을 지급해 줬지만 지금은 전부 다 핸드폰으로 계좌이체를 하기 때문에 예금자보호를 해주더라도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르지 않으면 다른 데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 이런 기술적인 가능성도 굉장히 많이 커졌다. 디지털뱅킹 하에서 규제와 금융 위기 관리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가 굉장히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것 같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청약시장은 상당히 활기를 다시 띠고 있는 모습인데 또 한편으로는 서울에 있는 전세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상반되는 현상 중에 어느 쪽으로 조금 더 나아가야 하나. 혹시 젊은 청년들에게 부동산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청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고 싶으신지 궁금하다.

=작년의 경우에는 부동산 가격이 워낙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었고, 현 상황에서는 계속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부동산 가격을 연착륙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지금 현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일본의 총재가 바뀌었는데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의 금리현상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총재님의 생각을 듣고 싶다.

=우에다 총재 취임 축하드린다. 내일 제가 워싱턴에 가서 아마 뵐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어떤 경제정책이든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우에다 총재가 어제 기자회견한 것처럼 일본의 임금 인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디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이 충분히 나올 때까지는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에 저도 공감한다. 이때까지 봐왔던 구로다 총재의 기조라든지 이런 것을 봤을 때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떤 면에서는 현 상태에서 국제금융시장에 안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바람직한 스탠스라고 생각한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돼서 내려오지 않는 경우 한국은행으로서는 어떤 선택지를 더 선택하실 수 있는지에 대해서 금리 측면에서인지 아니면 실물 측면에서 하실 수 있는 지에 대해 여쭙고 싶다.

=앞으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실제로 물가안정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하고 있고 또 그것을 정책목표를 달성할 그런 의지가 있다 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은행의 첫 번째 목표는 물가안정이고, 우리가 어느 정도 물가안정을 달성할 때까지는 통화정책을 통해서 이를 달성하겠다는 그런 의지가 있음을 말씀드린다.

-이번 결정에는 지난번보다는 그 경기 침체에 대한 고려가 더 커졌다고 봐도 되는 건지 궁금하다. 아니면 새로 추가된 금융안정 변수가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하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사실 균형을 잡아야 되는 거다. 균형을 잡아야 된다는 면에서는 지난번 저희 전망보다는 성장 예상치가 좀 떨어졌다는 것은 당연히 그쪽에 무게가 컸다고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첫 번째 저희 맨데이트가 물가안정이고, 두 번째 금융안정이기 때문에 저희가 경기를 걱정하는 것은 경기 숫자 자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나빠짐으로써 이것이 금융안정에 어떤 더 영향을 주느냐는 것이 지금 현재 가장 큰 관심사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여러분 성장률에 대해서 자꾸 1% 성장률, 1.5% 성장률이면 역사적으로 너무 낮은 것 아니냐 얘기하시지만 저는 경기 변동에 따른 성장률과 중장기 성장률은 달리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저보고 '성장률 걱정합니까?' 하면 저는 걱정합니다. 성장률 걱정하는 이유는 중장기적으로 1% 미만으로 내려갈까봐서다.

단기적으로 1%나 1.5% 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는가? 전 세계가 다 나쁘면 저는 그 걱정은 상대적으로 덜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경기가 갑자기 나빠져서 금융 불안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들이 정책도구로 하는 거다. 이 문제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너무 낮아지는 문제를 섞어서 걱정하시면 안 된다.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너무나 빠르게 경기가 식어서 금융안정에 영향을 줄까봐 그점을 보고 있다. 그래서 항상 물가를 먼저 본다. 그리고 경기는 단기적으로 변동하는 것은 해외와 비교해 보면서 저희들이 조정해가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가지고 장기 경제성장률을 변화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는 국가경제를 좀 더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금리가 낮은 이유 중의 하나가 정부의 한은 차입 규모가 굉장히 많이 커진 부분, 이 부분도 영향을 미치는 걸로 생각이 된다. 2분기에도 아마 비슷한 현상이 있지 않을까 싶다. 한은이 시장 조작이라든지 이런 부분 통해 대응할 계획인지 여쭤보고 싶다.

=저는 생각이 다르다. 지금 한은 차입금 규모를 보면 법적으로 40조까지 정부가 빌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정부가 갖고 있는 마이너스 통장이다. 그래서 변화를 보면 지난 달에 좀 위로 올라갔다가 지금 다시 내려온 상황이다. 변동하기 때문에 이것이 만일에 단기채권에 영향을 준다고 하면 하루이틀이면 다 바뀌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마 기자님이 생각하시는 것은 세수가 덜 걷혀서 기본적으로 채권 발행량이 미래에 늘어나 그런 영향을 주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하실 수 있는 것 같지만 그것도 단기 쪽으로 몰리는 금리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다.

다만 저는 단기 금리가 지금 이렇게 많이 내려간 것은 미국이 이번 실리콘밸리 상황을 지난 다음에 연준이 기본적으로 피벗을 할 거고 금리를 빨리 낮출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그로 인한 자금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우리 국채 시장에도 많이 들어온 그런 해외 요인이 굉장히 많이 작용한 거다. 또 연준이 피벗하니까 한국은행도 경기가 나빠져 빨리 피벗하지 않는가 이런 기대가 같이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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