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본사 앞 농성 292일째로 마무리…“안전한 일터 위한 투쟁 계속”

권효중 2023. 4. 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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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일 동안 펼쳐온 천막을 접는다고 해서 투쟁이 끝나는 건 아니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각자의 현장으로 돌아가겠다."

과로사 등이 났던 쿠팡을 향해 노동자의 노동권 강화를 요구해온 이들의 본사 농성이 292일만에 끝났다.

이들은 물류센터 내 폭염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6월 23일부터 쿠팡 본사 앞에서 생활임금 확보, 냉·난방대책 마련과 유급 휴게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며 농성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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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 11일 결의대회
지난해 6월 이후 292일만 천막농성 접어
“안전한 일터 위해 동료 모을 것”
산재 유족도 “안전한 일터 약속 지켜달라”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300여일 동안 펼쳐온 천막을 접는다고 해서 투쟁이 끝나는 건 아니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각자의 현장으로 돌아가겠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등이 1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물류센터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과로사 등이 났던 쿠팡을 향해 노동자의 노동권 강화를 요구해온 이들의 본사 농성이 292일만에 끝났다. 농성은 접지만, 더 안전한 현장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와 서울지역본부,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는 1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천막농성을 마무리지었다. 이들은 물류센터 내 폭염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6월 23일부터 쿠팡 본사 앞에서 생활임금 확보, 냉·난방대책 마련과 유급 휴게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며 농성해왔다. 이 과정에서 본사 1층 로비를 점거했던 일부 공공운수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검찰로 넘겨지기도 했다.

이들은 300여일간 천막 농성을 이어왔음에도 사측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상길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사측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노조로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회사는 이를 인정하는 척하며 뒤로는 노조 간부를 해고하고, 껍데기뿐인 대화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막은 접더라도, 우리는 현장으로 돌아가 다시 새 힘을 모으고 사측과 맞설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현장엔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과로사한 고(故) 장덕준씨의 어머니인 박미숙씨도 발언했다. 박씨는 “아들이 떠난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쿠팡의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냐”며 “남아있는 동료들을 위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졌다면 이 자리에 서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은 무리한 요구가 아닌 사과와 피해 보상, 안전하게 일할 환경을 보장해달라고 하는 것”이라며 “회사도 이러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20대 청년이었던 장씨는 2020년 10월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근무를 마치고 귀가 후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숨지기 이전 3개월간 그의 근무시간은 매주 평균 58시간에 달했으며, 근로복지공단은 장씨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그러나 쿠팡 측이 과로사를 부인하면서 유족들은 지난달 사측의 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쿠팡대책위로 활동하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는 “300여일 동안 쿠팡 앞을 지키며 열악한 노동 환경을 알려왔다”면서 “단순히 천막을 접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쿠팡뿐만이 아닌 전국의 열악한 물류센터 환경을 바꾸기 위해 계속해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을 비롯, 이날 투쟁 결의대회에 모인 이들은 쿠팡 물류센터에 △냉난방 장치 설치 △유급 휴게시간 보장 △부당해고 철회 및 노조할 권리 보장 △직장 내 괴롭힌 근절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현장에서 추가로 조합원을 모으고, 동참시킨단 방침이다.

한편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필먼트서비스(CFS)는 “고인의 사망 전 3개월 평균 근무시간은 주 44시간에 불과했다”며 “물류업계를 비롯한 국내 사업장에서 가장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곳 중 하나”라고 노조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권효중 (khj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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