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절차 중지. 모든 책임 언론사가 져야” 전광훈 목사 ‘교회 철거 합의’ 번복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교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장위 10구역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교회 철거 보상금 500억원을 받기로 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가 이전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전 목사는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편의를 위해 손해를 봐가면서 500억원으로 (장위10구역 재개발 조합과) 합의했지만 ‘알박기’ 보도로 교회 이전 절차를 중지했다”며 “이 모든 책임은 언론사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 조례안을 보면 종교건물은 존치가 제1원칙”이라며 입장 번복을 못박았다.

앞서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장위 10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17년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지만, 교회 측이 철거에 반대해 사업이 지연었됐다.

교회 측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보상금 82억원의 7배에 달하는 563억원을 요구했고, 법원이 제시한 150억원 규모의 조정안도 거절했었다.

이에 조합 측은 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해 1∙2∙3심 모두 승소했다. 그러나 6차례에 걸친 명도집행에 교회 측이 강하게 저항하며 철거에 실패했다.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가 막심하다고 판단한 조합 측은 지난해 9월 교회에 보상금 500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그러나 교회 측은 임시 예배 공간이 필요하다며 또 철거를 미뤘다. 관할인 성북구청에 따르면 교회 측은 건물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장위 8구역 내 사우나 건물을 매입하려다 실패했다. 재개발 예정지의 부동산을 매매하려면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교회 측은 “장위 10구역 재개발에 협조하기 위해 임시 처소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성도 대부분이 사는 교회 근처에 5000명 정도가 모일 수 있는 부지를 어렵게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면서 “전후 사정을 모르고 ‘알박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적합할 뿐 아니라 여론몰이를 하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며 언론 보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는 국민의힘 안팎에서 ‘전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치인은 권력을 가지므로 반드시 종교인의 감시가 필요하다”며 “다음 돌아오는 총선에서 200석 서포트하는 게 한국 교회의 목표”라고 밝혔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