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제주 유치한다고 혁신도시 제 모습 갖추나?"

오영훈 제주지사 재외동포청 유치 유보적…"대안으로 다른 기관 유치"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오는 6월 재외동포재단이 신설되는 재외동포청으로 흡수되는 것과 관련, 재외동포청 제주 유치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답변하는 오영훈 제주지사 (제주=연합뉴스) 오영훈 제주지사가 11일 열린 제41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 과정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4.11 [제주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11일 열린 제41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국민의힘 소속 강하영 의원은 "다른 지역에서는 재외동포청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오 지사는 오히려 재외동포청을 내줄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오 지사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외동포청 이전으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1순위로 한국공항공사, 2순위로 한국마사회가 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며 "서귀포시민들이 삭발해가면서까지 이전을 막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숙고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제주에 (재외동포청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귀포시 혁신도시가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다시 한번 짚어볼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공공기관이 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정부에서 정부조직법 개편을 통해 재외동포청 이전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만큼 다른 공공기관과 똑같은 방식으로 공공기관 제주 이전에 접근하기에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앞으로 자세하게 의회와도 소통하면서 진행되는 상황을 공유하겠다. 재외동포재단 이상의 공공기관들이 만일 혁신도시로 올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도 함께 의논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외동포재단이 재외동포청으로 승격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면 그 대안으로 다른 기관 유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재외동포청은 영사·법무·병무·교육 등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재외동포재단의 기존 사업인 재외동포·단체 교류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및 차세대 동포교육 등을 수행하게 된다.

재외동포재단은 2018년 7월 서울에서 제주도 서귀포시 혁신도시로 이전한 상태로, 재외동포청이 신설됨에 따라 재단은 재외동포청에 흡수돼 사라지게 된다.

제주에서는 서귀포시민을 중심으로 민간 차원의 '재외동포청 제주 서귀포 사수 범도민운동본부'를 조직해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bjc@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