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첨예 ‘아슬아슬’ 살얼음판 제주 제2공항 경청회 완주할까
제주도, “일부 파행있지만 예견된 것…지속 개최”
25일, 다음달 추가경청회…운영방식 보완여부 검토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듣는 도민 경청회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지고 있다. 경청회 때마다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인신공격을 동반한 야유와 고성이 난무한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남은 2차례의 경청회를 제대로 완주할 수 있을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는 앞서 지난 3월29일과 4월6일 각각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와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에서 각각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해 도민 의견을 듣는 경청회를 개최했다.
2차례의 경청회는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용역진의 설명, 찬성과 반대측 발언, 플로어 참가자 의견 개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찬반 단체는 이번 경청회에 앞서 파행을 빚었던 예전 설명회와 달리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최대한 차분하게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감정적인 충돌과 팽팽한 긴장감은 불가피했다. 2차례 경청회 자리 모두 발표자와 의견이 다를 경우 객석에서는 고성과 야유가 쏟아지고 언쟁이 이어졌다.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물리적 충돌로 번질 뻔한 경우도 여러 번이다.
특히 서귀포시 청소년 수련관에서 열린 2차 경청회는 한 고등학생의 발언을 놓고 찬성 측에서 학생을 비하하는 차별적인 발언을 하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마무리하는 파행을 빚기도 했다. 제주녹색당은 이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소통은 불가능했고 참여는 차별적이었다”면서 “차별과 혐오의 자리가 되고, 행정절차로만 이행하는 경청회 절차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청회가 제2공항에 대한 기존의 찬반 의견을 확인하고 감정적으로 충돌하는 자리로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운영 방식을 바꾸거나 제주도의 보다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도 나오고 있다.
강성의 제주도의원도 11일 열린 제41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파행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면서 제주도의 입장을 물었다. 다만 오영훈 제주지사는 “일부 파행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 정도의 주장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3차 경청회는 오는 25일 제주시 서부지역인 한림읍에서 열린다. 4차 경청회는 다음달 중 제주시에 열릴 예정으로,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중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남은 2차례의 경청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되 운영 방식은 보완할 부분이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경청회에서 나온 의견과 서면, 누리집 등으로 접수된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한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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