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2% 확신 전까지 금리 인하 언급할 단계 아냐"

이선영 2023. 4. 11. 15: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통위원 1명 동결 의견, 5명 "3.75% 인상 가능성 열어둬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중장기 목표 수준인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를 안 하는 게 좋다"며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하반기 물가 불안 요인이나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상반기에는 물가 경로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에 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고 있는 시장 반응에 대해서도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아직 고려할 단계가 아니며, 물가 불안 요인이나 이런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대다수의 금통위원은 시장에서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 금리 90일 통안채에 있는 금리를 계산해 보면 기준금리가 빠르게 내려가는 것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좀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일부 금통위원은 이렇게 가는 것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나머지 1명은 3.5%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5명이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것은 물가가 우리가 예상한 대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앞으로 산유국의 추가 감산이 국제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공공요금 인상 시기와 폭 등에 대해 하반기 이후의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주요국,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지에 대해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한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금리 격차 확대가 외환시장 불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특정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두고 금리를 통해 반응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변동성이 클 경우 그 수준과 관계없이 금리뿐 아니라 여러 다른 정책을 통해 반응하는 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의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환율 절하 기조가 이어질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이미 다 기대됐던 수준인 만큼 원·달러 환율에 반영됐을 것"이라며 "주요국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SVB 사태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이 계속될지 아닐지도 환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에 대해서는 "IT 경기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치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 둔화, 그간의 금리 인상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됐지만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 중 성장률은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부진한 성장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하반기 이후에는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완화와 중국 경제 회복의 영향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분기에는 3%대로 낮아지고 연말에는 3% 수준을 나타내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 3.5%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더딘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지난 2월의 전망 경로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물가 전망에는 산유국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의 시기와 폭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