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필터 공기청정기로 초미세먼지 90% 줄였다

기계연구원, 세계 최초 개발해 지하철역 설치
지하철역 역사 500개 기준 연 180억 저감효과

한국기계연구원 지속가능환경연구실 김학준 박사팀이 정전기를 이용해 필터 없이 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만든 공기청정기를 대전 유성온천역에 설치했다. 기계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기계연구원 지속가능환경연구실 김학준 박사팀이 정전기를 이용해 필터 없이 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계연구원은 이 기술로 만든 공기청정기를 대전 유성온천역에 설치해 실증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테스트 결과 이 기술로 만든 공기청정기는 유입되는 공기 중 초미세먼지의 농도를 초기 최대 90% 이상 줄였다. 외부에 지속 노출되는 승강장과 대합실에서는 외부 초미세먼지 농도 대비 각각 75%, 40% 저감효과가 있었다.

기계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이온 발생시 오존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집진부 세정시 물 대신 바람을 사용해 2차 오염 발생 가능성이 없다. 또 전력 사용도 80%를 절감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지하철 역사 500개에 적용하면 연간 유지보수비 20~30억원, 팬 교체비용 150억원의 저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 전문 기업에 기술 이전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학준 박사는 "정전기를 이용한 초미세먼지 저감기술은 바람을 막지 않아 지하철 역사와 같은 대면적 공간에 많은 양의 청정공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며 "무필터 정전기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로 기존 정전기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하철 역사뿐만 아니라 학교, 사무실, 건물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무필터 방식 초미세먼지 저감장치 개발을 위해 극세사 방전극과 비금속 탄소판으로 저배압 모듈을 만들었다. 이 모듈에 수 와트(W) 수준의 낮은 전류를 흘려보내면 지하철 역사 내부로 퍼져 부유해 있는 초미세먼지를 만나 정전기를 띠게 만드는 공기 이온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발생한 이온이 붙어 있는 초미세먼지는 공조기와 공기청정기로 흡입돼 정전기를 끌어당기는 집진부에 포집된다. 포집이 누적돼 정화 능력이 떨어지면 집진부 앞에 강한 바람을 일으켜 초미세먼지를 집진부에서 떨어뜨린다. 이와 동시에 뒷면에서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흡입해 물을 이용하지 않고 건식으로 세정된다.

한편, 대전역 지하철역에 4월 초부터 '초미세먼지 제로 리빙랩'이 설치, 운영해 지하철 이용객들이 기술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와함께 서대전네거리역, 오룡역, 중구청역 등으로 이어지는 터널에도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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