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성남시장 되면 정진상·김용과 정치자금 10억 만들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할 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 대표 양대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치자금 10억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2010년부터 계획한 ‘이재명 정치자금’?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2010년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과 술을 마시면서 “정치적 자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시장에) 당선되면 최소한 10억원 정도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시장에 당선되면 제가 개발사업이나 건설분야에서 일하기로 했고 그 쪽에서 10억원 정도 만들자는 이야기가 된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 되기 전부터 세 사람이 자금을 마련하기로 논의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세 사람이 이 대표를 위해 일하는 데 필요한 정치자금을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를 통해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성남도개공 설립 조례안 통과를 앞두고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과 ‘공사가 설립되면 스폰서(후원자) 하나를 잡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검사가 “남욱 등 민간업자를 스폰서로 두고 돈을 받아 정진상·김용 등에게 전달할 생각이었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진술 신빙성 강조한 유동규 “나는 숨길 수 있던 죄까지 말한 사람”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유도신문’을 한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장외 공방도 계속됐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이날 오후 재판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정진상과 김용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 죄를 숨기려는 사람과 숨길 수 있던 죄까지 모두 말한 사람 중에 누구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진상과 김용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기울어진 운동장의 유리한 면에는 정진상과 김용이 있다. 유동규씨에겐 거대 야당이란 무게추가 없다”고 했다. 앞서 정 전 실장 측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도록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정 전 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점심시간에 언론과 인터뷰를 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가 나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12월9일 구속기소 된 정 전 실장은 오는 6월8일 1심 구속 기간인 6개월이 만료된다. 그전까지 판결이 선고되지 않으면 석방 뒤 불구속으로 재판에 참석할 수 있다. 재판부는 보석 허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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