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도지사가 최고?” 권성동이 김진태에 날 세운 이유

이승준 2023. 4. 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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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 진화 와중에 골프 연습장에 갔다는 논란이 불거진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그냥 가만히 좀 내버려 달라"고 말했다.

김 지사 뒤에 축사에 나선 지역구가 강원도 강릉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포럼 주최 언론사가) 항상 강원도지사가 최고인 줄 안다. 국회의원을 홀대하지 말라"고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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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강원도지사(오른쪽)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강원특별법 개정지원을 위한 전문가 국회포럼’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산불 진화 와중에 골프 연습장에 갔다는 논란이 불거진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그냥 가만히 좀 내버려 달라”고 말했다. ‘산불 골프’를 비판하는 보도가 계속되자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 뒤에 축사에 나선 지역구가 강원도 강릉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포럼 주최 언론사가) 항상 강원도지사가 최고인 줄 안다. 국회의원을 홀대하지 말라”고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강원특별법 개정지원을 위한 전문가 국회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다 “저는 강원도에 틀어박혀서 특별자치도만 연구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며 “이 김진태도 그냥 좀 가만히 내버려 두시고”라고 했다. 그는 “뭐 잘못한 거 있음 제가 달게 받겠습니다만 진실된 보도만 해주시기를 이 자리 빌어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김 지사는 산불 진화작업이 이뤄지던 시각 골프 연습과 음주를 했다는 <한국방송>(KBS) 보도에 대해 ‘악의적 허위보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는 강원 홍천에서 산불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31일 오후 조퇴를 하고 춘천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20여분간 골프 연습을 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김 지사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강원특별법 개정지원을 위한 전문가 국회포럼’에서 권성동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강원일보사> 유튜브 채널 갈무리

김 지사가 최근 자신을 향한 논란에 불편한 마음을 에둘러 보이자, 뒷순서로 축사에 나선 권 의원도 다른 측면에서 불편한 속내를 보였다. 권 의원은 “강원도 언론사에 싫은 소리 한마디 하고 시작한다. 서울서 행사하면서 국회의원 초대하고 국회의원을 너무 홀대한다”며 청중을 긴장시켰다.

이날 포럼 주최는 강원도, 강원도국회의원협의회, 강원일보사였는데 권 의원은 “주최가 어떻게 돼 있는지 여기 보시라. (강원)지사하고 (강원일보)사장 먼저 인사말하고...강원도(국회의원)협의회장은 축사에서 빼든가, 주최에서 빼든가. 앞으로 이 언론사 주최 행사에 강원(국회의원)협의회 주최서 빠지겠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권 의원은 강원도국회의원협의회 회장인데 김 지사보다 뒤에 있는 축사 순서에 불쾌함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강원특별법 개정지원을 위한 전문가 국회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 김진태 강원도지사,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권성동, 이철규 의원. 연합뉴스

강원 지역 언론사에 대한 권 의원의 서운함이 갑작스럽게 나온 건 아닌 듯했다. 그는 “(강원)도민일보도 내가 갔더니 강원도협의회장이 갔는데 축사 안 시키고 건배사를 시키더라. 그 뒤로 도민일보 주최행사 참석 안 하고 있다”며 “의원이 강원도 주민 대표고, 국회서 하는 행사고, 또 이건(강원도특별법) 입법기관서 협조 안 하면 안 되는 행사인데 항상 강원도지사가 최고인 줄 안다. 강원일보사는 이런 부분 시정할 필요 있다. 충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편 김 지사와 권 의원은 11일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산불 진화작업에 힘을 쏟았다. 김 지사는 이날 강원 강릉시 경포119안전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모든 인력과 장비를 남쪽과 동쪽 방화선에 집중시켜서 더 확대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도 “대피하신 주민분들을 직접 찾아뵙고, 필요한 모든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원 강릉시에서 산불이 발생한 11일 경포119안전센터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김진태 도지사가 피해 상황과 진화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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