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월 소비자·생산자 물가 동반 하락, '더딘' 회복

- 소비자물가지수(CPI)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아
- 생산자물가지수(PPI) 17개월째 반등 없이 내리막

제로 코로나 봉쇄가 수시로 발생하던 2022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는 모습. 진열대 곳곳이 비어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망치를 하회했다. 생산자물가는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2개월째, 생산자물가는 17개월 동안 반등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0.7% 증가했다. 전월과 전망치였던 1.0%를 하회했다. 또 2021년 9월의 0.7% 이래로 가장 낮다. 중국의 월간 CPI 증가율은 올해 1월 2.1% 이후 2개월째 하향 곡선이다.

1년 전과 견줘 신선과일(11.5%), 달걀(7.8%), 식용류(5.8%), 여행(5.3%) 등의 오름폭이 컸다. 식품·담배·주류 가격은 2.1% 올라 CPI 상승에 약 0.59%p 영향을 미쳤다. 반면 신선 야채 11.1% 떨어지며 CPI하락에 0.28%p 기여했다. 운송용 연료(-6.4%)도 하락했다.

CPI는 소비재와 서비스 가격 수준의 시간적 변동을 측정하는 상대적 지표다. 중국 500개 시·현에서 10만개 대형 쇼핑몰, 슈퍼마켓, 농산물직판장, 인터넷 전자사거래 등의 데이터를 표본으로 삼는다.

CPI 하락은 중국이 자랑하는 14억 거대 내수 시장의 회복이 더디다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소비 기간인 춘제(음력 설)에도 물가는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이 올해 설정한 CPI 상승률은 ‘3% 안팎’이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월대비 2.5% 하락했다. 전월 -1.4%를 밑돌았고, 2020년 6월의 -3.0% 이후 가장 낮다. 중국의 월간 CPI 상승률은 2021년 13.5% 이래로 반등 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3월은 시장 전망치와 동일하다.

품목별로는 전년과 비교해 석유·가스 추출산업이 -15.7%로 하락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비철금속 제련 및 압연(-11.0%), 철금속 채광(-7.2%), 화학원료(-7.1%),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제조업(-6.1%), 비금속광물(-6.0%), 건축자재(-4.6%) 등도 PPI가 떨어졌다.

중국의 PPI는 생산자가 얻는 소비재와 노동력 판매 가격의 평균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생산자가 소비재와 노동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늘어난 원가만큼 소비자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PPI가 내려갈 경우 CPI도 시차를 두고 감소할 수 있다.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PPI 조사는 전국 4만개 이상의 기업이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