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누리호, 다음 달 24일 발사한다
‘모사체’ 없이 실제 위성만 8기 탑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번째 발사가 다음 달 24일 추진된다. 이번에 발사되는 3차 누리호에는 1·2차 때와는 달리 ‘위성 모사체(위성과 중량이 같은 금속 덩어리)’ 없이 진짜 위성만 실린다. 우주 방사선과 태양풍 등을 측정하는 ‘실전 임무’를 수행할 위성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다음달 24일을 누리호 3차 발사 예정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발사관리위는 누리호에 인공위성을 탑재하기 위한 일정, 최종 시험 계획, 기상 조건,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감안해 발사 날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날씨 등 다양한 변수에 대비한 발사 예비일은 다음달 25일부터 31일까지이다.
오후 6시24분 발사…“달라진 고도 감안”
1·2차 때와 달라진 3차 발사의 특징은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오르는 시각이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오후 6시24분에 이륙할 예정이다.
발사 준비 중 발생하는 변수에 따라 30분이 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지만, 누리호 1·2차 발사보다 저녁에 훨씬 가까운 시각이다. 1차 누리호(2021년 10월)와 2차 누리호(2022년 6월)의 발사 예정 시각은 모두 오후 4시였다. 실제 발사는 기상 등의 문제 때문에 1차 누리호는 조금 늦은 오후 5시, 2차 누리호는 예정대로 오후 4시에 이뤄졌다.
유독 3차 누리호는 6시가 넘어 발사되는 이유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때문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했는데 중량은 180㎏, 길이는 약 5.2m이다. 영상 레이더 기술 검증과 근지구궤도의 우주 방사선 관측 등을 할 예정이다. 수명은 2년이다.
그런데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고도 550㎞에서 분리될 예정이다. 이와 달리 1·2차 누리호에 탑재된 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은 고도 700㎞에서 방출되는 것이 목표였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안착할 고도 550㎞는 ‘여명 궤도’라고 부른다. 이 궤도에서는 위성이 태양빛을 항상 받으면서 전기를 만들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지구의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이 궤도에 정확하게 들어가려면 발사 시각을 누리호 1·2차 발사 때보다 뒤로 미뤄야 한다. 이 때문에 누리호 3차 발사는 저녁 식사 시간과 겹치게 됐다.
‘진짜’ 위성만 탑재…“발사체 본연 임무 첫 수행”
3차 누리호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만든 초소형 위성인 ‘도요샛’ 4기도 실린다. 개당 중량이 10㎏으로, 매우 작은 ‘나노급 위성’이다. 나노급 위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편대 비행에 나선다. 지구 가까운 우주에 존재하는 플라즈마 등을 검출해 우주 날씨를 관측할 예정이다. 태양에서 날아드는 전기를 띤 에너지 물질, 즉 태양풍을 예측해 전자기기 작동 오류와 같은 일에 대비할 수 있다.
도요샛은 애초 지난해 러시아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갈 예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적인 긴장이 본격화하면서 발사가 불투명해졌다. 이 때문에 발사체를 누리호로 변경했다. 3차 누리호에는 이밖에 국내 기업 져스텍,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가 만든 초소형 위성 3기도 실린다.
결과적으로 3차 누리호에는 위성이 모두 8기 실린다. 1·2차 누리호에는 초기 발사라는 점을 감안해 가짜 위성인 모사체가 탑재 대상에 포함됐는데, 3차 누리호에는 진짜 위성만 실린다. 과기정통부는 “발사체 본연의 역할을 처음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차 누리호는 위성과 위성사출장치 등을 포함해 총 504㎏을 우주에 운송할 예정이다.
현재 누리호는 1단과 2단부의 조립을 완료하고 각종 성능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3단부에 탑재하게 될 8기의 위성은 최종 환경 시험을 받고 있다. 위성은 다음 달 1~2일 사이 나로우주센터로 입고될 예정이다. 입고 뒤 약 3주간 3단부에 위성을 조립하고, 3단부를 1·2단부와 완전히 결합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이달 말 비상상황 가정해 훈련 예정
사실 누리호는 지난해 6월 이뤄진 2차 발사 때 목표로 한 궤도에 안착해 ‘발사 성공’ 도장을 이미 찍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과기정통부는 이번 3차 발사를 포함해 누리호를 2027년까지 총 4차례 더 발사한다. 기술적인 신뢰도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누리호와 연관된 기술을 민간기업, 즉 ‘체계종합기업’에 이전할 계획이다. 체계종합기업에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차 발사부터 제작 총괄 관리 등에 참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최종 점검 종합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며 “정부 유관 부처와 군·경·지방자치단체 등 11개 기관이 참여해 발사 당일과 동일한 조건에서 비상 상황을 가정해 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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