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성적 보장 카드 김연경이 FA 시장에 나선다

김하진 기자 2023. 4. 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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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이 1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4.10/정지윤 선임기자



프로배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가장 큰 변수가 생겼다. 바로 ‘배구여제’ 김연경(35)의 FA 시장 참전이다.

김연경은 지난 10일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자신의 첫 FA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동안 김연경의 거취가 배구계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김연경은 시즌 중 불거진 은퇴설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을 마치고는 현역 연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에 데뷔해 줄곧 한 팀에서 뛰었다. 터키, 중국 등 해외 리그 진출로 잠시 한국을 떠나기도 했으나 김연경의 V리그 소속팀은 언제나 흥국생명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도 생겼다. 김연경은 자신이 원하는 팀의 구체적인 조건도 밝혔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준우승에 그치며 통합 우승을 눈 앞에서 놓친 그는 “통합 우승에 대한 마음이 얼만큼 큰지를 다시 한번 느꼈다.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운도 따라줘야하더라. 그런 절실한 마음을 느끼면서 통합 우승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다시 해외로 나설 수 있는 길도 있지만 김연경은 한국에 정착하고픈 마음을 밝혔다. 그는 “아본단자 감독님도 한번씩 다시 또 가서 해볼 생각은 없냐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우리나라에서 좀 있고 싶다”며 “타지 생활 등 너무 힘드니까 우리나라에 있고 싶다고 감독님에게도 이야기했다. 지금은 만족하고 있고 팬분들과 함께 하는게 얼마 남지 않아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의 2022~2023시즌 연봉은 7억원(연봉 4억5000만원·옵션 2억5000만원)이다. 적지 않은 몸값을 기록하는만큼 샐러리캡에 제약이 있는 팀들은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김연경은 “조건을 낮춰서라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 된다고 하면 가능하다”라면서도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다른 분들이 연봉을 낮춰 받는 것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있다보니까. 개인적인 입장으로서는 내가 감내할 수 있는 것이라면 괜찮을거 같은데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으니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기간도 생각하고 있다. 김연경은 “3년이라는 것을 딱 정해놓지 않고 1년, 1년씩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생각보다 연락이 많이 오지 않았다. 전구단에서 다 올 줄 알았는데 다 오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가 공식적으로 선포를 하면서 그간 접촉하지 않았던 팀들도 김연경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커졌다.

성적과 흥행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2022~2023시즌을 개막할 때까지만해도 흥국생명은 우승권으로 분류되는 팀이 아니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합류하면서 팀 전력은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솟았다.

김연경의 개인 성적을 보면 공수에서 팀을 바꿔놓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김연경은 정규리그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669득점(전체 5위)를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45.76%로 1위였다. 수비에서도 리시브 효율 8위(46.80%), 디그 10위(세트당 3.713개) 등을 기록하며 탑10에 진입했다. 흥국생명으로서는 김연경 한 명을 보유했을 뿐이지만 공수에서 2명 이상의 선수를 데리고 있는 효과를 얻게 됐다. 덕분에 지난 시즌 6위에서 정규리그 1위까지 올라설 수 있게 됐다.

김연경 역시 “올시즌 우리 팀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팀이 하위권 쪽에 있다가 내가 오게 됨으로써 얼만큼 올라갈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은 있었다. 사실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나 역시 했다. 얼마나 올라갈까 생각해봤었는데 정규리그 우승을 하니까 챔프전 욕심이 생기게 되더라”고 돌이켜봤다.

또한 김연경은 팀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선수다. 흥국생명이 시즌 중 감독과 단장 동반 사퇴로 흔들릴 때에도 김연경이 중심을 잡아 팀을 이끌었다. 자칫 고꾸라질 수 있었던 흥국생명은 시즌 막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김연경이 V리그에 합류한 후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매 경기 팬들로 붐볐다. 올 시즌 18번의 홈 경기에서 총 8만1708명을 동원했다. 평균 관중은 4539명이다. 여자부 평균 관중 2500명과 2000명 이상 차이가 난다. 흥국생명이 원정 경기를 치를 때에도 원정 팀들은 김연경 효과를 누리곤 했다. 김연경을 데려가는 팀은 이런 팬덤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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