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산 오마주…갤러리현대, 이강승 '손의 심장'展 美서 개최

빈센트프라이스아트뮤지엄서 7월22일까지

이강승, 손의 심장, 2023, 싱글 채널 4k 비디오, 13분13초 (갤러리현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갤러리현대는 이강승 작가의 개인전 '이강승: 손의 심장'(Kang Seung Lee: The Heart of A Hand)을 7월22일까지 미국 빈센트프라이스아트뮤지엄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이강승은 선구적 안무가인 고추산(Goh Choo San, 1948-1987)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삶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한다.

이강승은 2021년 갤러리현대에서 연 개인전 '잠시 찬란한'에서 고추산에 관한 드로잉과 영상 작품을 처음 발표했다. 이후 고추산의 삶과 활동을 연구 및 조사하고, 유족과 주요 관련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손의 심장' 프로젝트로 발전시켰다.

고추산은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고 1987년 39세의 나이에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고추산은 1976년부터 1987년까지 워싱턴발레단의 레지던트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아메리칸발레시어터, 휴스턴발레단, 조프리발레단 등 미국의 중요한 발레단과 활발하게 협업했으나, 오늘날 그의 업적과 유산은 미국의 문화사, 예술사 그리고 퀴어 역사에서 부재한 현실이다.

이는 그의 태생이 지닌 디아스포라적 정체성, 그가 서구 발레계에서 아시아인 댄서와 안무가가 전무하던 시절에 활동했던 점, 여기에 그와 그의 많은 퀴어 동료가 에이즈 대유행 시대에 사망했다는 점이 이유로 작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추산의 파트너이자 6개월 차이로 뉴욕에서 에이즈로 사망한 로버트 매기, 발레 스승이자 친구였던 야넥 셰르겐, 발레댄서이자 싱가포르발레단 창립자인 그의 누나 고수킴과 그의 관계를 기념하는 동시에 그의 삶과 역사적 부재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염소가죽 드로잉 시리즈 등 신작이 대거 소개된다.

국가적인 유산과 세대 간의 기억을 통해서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퀴어미래'를 표현한 싱글 채널 비디오 작품 '손의 심장'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