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이브아이즈, IAEA 엿들었다…유엔 수장도 염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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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내용 중 국제기구와 세계 저명인사까지 상대로 광범위한 첩보 활동이 지속돼왔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11일 확인돼 또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현재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고 있는 여러 자료 중 연합뉴스가 입수한 한 문서를 보면 "유엔이 교전 중인 자포리자 원전(ZNPP) 방문을 불허할 듯하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소제목 아래 관련 동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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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특정인사 키이우 방문 일정도 상세 포함…구테흐스 사무총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최근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내용 중 국제기구와 세계 저명인사까지 상대로 광범위한 첩보 활동이 지속돼왔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11일 확인돼 또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현재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고 있는 여러 자료 중 연합뉴스가 입수한 한 문서를 보면 "유엔이 교전 중인 자포리자 원전(ZNPP) 방문을 불허할 듯하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소제목 아래 관련 동향을 정리했다.
이 항목에는 'TS//SI//REL TO USA, FVEY'라는 표기가 붙었다.
통상 미국 정보기관에서 활용되는 용어에 비춰보면, 미국과 관계된 '일급비밀'(TS·Top Secret) 및 '특수정보'(SI·Special Intelligence)를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의 정보 공유 네트워크인 '파이브 아이즈'(FVEY·Five Eyes) 채널을 통해 입수하거나 공유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건은 2월 중순 포착한 IAEA 관리들 사이 오간 대화를 옮기며 "유엔 쪽 인물들이 IAEA의 자포리자 방문을 꺼리는 것을 두고 그(he)가 불쾌해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맞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IAEA 관계자들의 발언 그대로를 옮긴 뒤 해석을 덧댄 형식을 보면, 정보기관이 IAEA 특정 인물을 도·감청해 첩보를 입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IAEA 사무총장 수석고문 디에고 칸다노 라리스가 '해당 지역'의 지도를 확보했다며 "아무도 이 경로를 지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상부에 보고했으나, 그로시 총장은 "그런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해당 지역 통과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방문을 강행한 정황까지 상세히 담겼다.
앞서 그로시 총장이 이끄는 IAEA 사찰단은 작년 8월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해 안전 상황 등을 점검했으며, 지난 3월 29일 두 번째로 원전을 다시 찾았다.
결국 그로시 총장이 유엔 관계자 등 안팎과의 실랑이 끝에 자포리자 방문을 관철시킨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IAEA는 유엔 산하 독립기구이다.
해당 페이지에는 지난 3월 열린 제67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및 유엔총회를 기점으로 미국 뉴욕을 오가는 한 특정 인사의 일정을 상세히 파악한 내용도 담겨 있다.
문서는 "여정과 관련해 두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며 "하나는 3월 6일 CSW 개회 직후 뉴욕을 떠난 뒤 9일에 유엔 총회에 맞춰 돌아오거나, 아니면 뉴욕을 10일에 떠났다가 14일에 돌아오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라사'라는 인물의 발언을 인용, "(우크라이나) 키이우로의 여정은 자동차나 기차로 이뤄질 것이며, 아직 우크라이나 등 국가나 외부 단체와 접촉하지 않은 채 내부 검토중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문서에는 이런 기술이 한 인사의 발언을 토대로 작성됐음을 암시하는 표현인 '제시했다'(presented), '덧붙였다'(added) 등이 담겨 있다.
이 시기를 전후해 키이우를 찾은 주요 인사는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3월8일) 등이 있다. 해당 항목에서 문건이 가리키는 인사가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구테흐스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보좌진 중 미겔 그라사라는 인물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는 점으로 미뤄보면 유엔 수장도 사찰 대상에 올라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항목 상단에도 역시 '일급비밀'이라는 표기와 함께 도·감청 등 시긴트(SIGINT·신호정보)로 첩보를 입수했음을 가리키는 'SI-GAMMA', 타국 공유를 금지하는 'NOFORN' 등 표기가 함께 적혀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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