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강릉 산불, 주민들 '공포' 속 대피[영상]

강원CBS 박정민 기자,강원CBS 진유정 기자,강원CBS 구본호 기자,강원영동CBS 전영래 기자 2023. 4. 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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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발생한 강원 강릉 산불이 강풍을 타고 민가로 번지면서 하루 아침에 이재민으로 전락한 주민들은 대피소가 차려진 강릉 아레나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릉 산불과 관련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조기에 진화 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도 "강릉 산불과 관련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고 진화 인력의 안전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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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1일 강릉 산불, 64채 피해…152명 대피
호텔 등 투숙 관광객 708명도 안전한 곳으로 이동
11일 발생한 강릉 산불로 주택 전소 등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임시 대피소가 마련된 강릉 아레나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영래 기자

"8살 먹어서 6.25를 겪었는데, 지금이 딱 그 상황이야…아주 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집에 뭐 챙길 새도 없이 몸만 빠져 나왔어"

11일 오전 발생한 강원 강릉 산불이 강풍을 타고 민가로 번지면서 하루 아침에 이재민으로 전락한 주민들은 대피소가 차려진 강릉 아레나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었다.

곽금자(81) 할머니는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누가 찾아 왔는 줄 알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눈 앞에는 시뻘건 불이 타오르고 있는 대나무 밭이 서 있었다.

"허리 수술을 해서 잘 걷지도 못하고, 놀라서 눈 앞은 캄캄해지고…그런 와중에 논을 가로 질러 제방을 지나 이리(대피소)로 왔지. 너무 무서워"

우 집(82) 할아버지도 빨리 대피하라는 친척들의 전화를 받고 집에서 서둘러 몸만 빠져 나왔다.

"산에서 불이 집 쪽으로 오는 걸 보면서 대피했는데, 겁이 나서 걸음도 제대로 걸어지지 않는 거야. 나중에 뒤 돌아보니 집은 벌써 연기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어…"


매년 봄 마다 크고 작은 산불로 고통을 받았던 강릉 주민들이 또 한번 고통의 순간을 마주해야 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강릉 산불로 주택 22채, 펜션 8채가 전소되고 주택 14채, 펜션 20채 일부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80가구 152명이 집을 떠나 대피소로 몸을 옮겼고 봄을 만끽하기 위해 강릉을 찾았던 관광객 등 708명도 숙박업소를 빠져나와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산림, 소방 당국은 각각 최고 수준의 대응 단계를 발령해 산불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을 기점으로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3단계는 평균 풍속이 초속 7m이상일 때 내려지며 광역 단위의 투입 가능한 진화 인력과 진화 헬기가 총동원 된다.

소방청도 이날 오전 9시 43분을 기해 '대응 3단계'와 '전국 소방 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올해 들어 소방 비상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가 내려진 건 처음으로 인접 지역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전국 소방 동원령 2호 발령으로 8~13개 시도에서 소방차 200여대와 진화 인력들이 강릉으로 집결 중이다.

11일 발생한 강릉 산불이 강풍을 타고 민가로 번지면서 주택 등 시설 피해가 잇따랐다. 전영래 기자


하지만 초속 29m에 달하는 강풍으로 인해 헬기 투입이 어렵고, 불이 난 곳이 급경사지로 현장 상황마저 좋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릉 산불과 관련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조기에 진화 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도 "강릉 산불과 관련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고 진화 인력의 안전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조치했다.

산불 대응 3단계 발령에 따라 지휘권을 이양받은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전국에 있는 소방차 330여 대가 현장에 도착해 총력대응하고 있고 진화인력 1800여 명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강풍이 불어 헬기가 투입되지 못하고 있지만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북쪽과 남쪽으로 방화선을 구축해 확산 방지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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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박정민 기자 jm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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