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기상청장 "한반도 기온, 세계 평균보다 3배 빨리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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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이 "사람 성격이 달라지면 (시쳇말로) '죽을 때가 됐나보다' 하는 것처럼 기후 변화는 세계 종말에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청장은 또 "기후변화가 야기한 위험기상이 사회 각 방면에 기하급수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과학적 데이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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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이 "사람 성격이 달라지면 (시쳇말로) '죽을 때가 됐나보다' 하는 것처럼 기후 변화는 세계 종말에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청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100년간 기상 데이터로 본 기후위기. 대응 과제는?' 제2회 국가현안 대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유 청장은 특히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와 여러가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나빠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더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유 청장은 또 "기후변화가 야기한 위험기상이 사회 각 방면에 기하급수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과학적 데이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유 청장은 이날 최근 100년 사이 한반도의 급속한 기후 변화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을 제시했다.
1912년부터 1940년까지의 연평균 기온과 1991년부터 2020년 평균 기온을 비교하면 1.6℃ 차이가 난다. 10년에 0.2℃씩 오른 셈인데 전지구 기온 상승이 10년간 0.07℃ 수준인 것과 비교해 3배쯤 차이가 난다.
폭염일수도 늘어났다. 2020년을 기준으로 최근 10년의 폭염일은 최근 30년에 비해 2.8일 늘었다. 또 1981~2010년 대비 2011~2020년 열대야일수는 4.6일 증가했다.
바닷물의 온도도 따뜻해졌다. 1991~2020년 사이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은 18.32℃에서 18.53℃로 0.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지구평균 해수온도가 0.12℃(18.18℃→18.53℃) 오른 것에 비해 다소 가파르다.
특히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수온은 여름 기준 해마다 0.2℃씩, 겨울 기준 해마다 0.12℃씩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청장은 이 같은 기상·기후 데이터를 오픈API에 공개해 전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오픈 API는 누구든지 데이터를 가져다가 분석 또는 가공할 수 있는 정보공개 방식이다.
이날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기온 증가를 차량의 주행 속도와 비교하며 그 심각성을 강조했다. 조 전 원장은 "1.5℃ 오르는 것이 고속도로에서 시속 150km로 주행하는 것이라면 2℃는 시속 200km, 3℃는 시속 300km 속도로 달리는 것과 같다"며 "3℃ 이상 기온이 오르면 문명이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앞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달 20일 발간한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인간 활동은 전 지구 지표 온도를 1850~1900년 대비 현재(2011~2020년) 1.1℃ 상승시켰다"고 밝혔다. IPCC는 현재 속도라면 2040년 안에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혁명 전보다 1.5℃ 상승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한편 이날 대토론회에는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 조명희(국민의힘)·이소영(더불어민주당) 의원, 기후 전문 박상욱 JTBC 기자, 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토론에 앞선 축사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촌각을 다투는 핵심 국가과제"라며 "이제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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