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MVP, 결승전서 빛났던 '도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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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가스를 잡은 최현준은 경기 초반부터 빠르게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1세트 '피넛' 한왕호의 정글 동선이 들키며 손해를 보고 시작한 상황에서, 최현준이 상대 정글의 갱킹을 흘리고 역으로 상대 제이스를 잡아내며 한왕호에게 시간을 벌어줬다. 이후에도 중요한 순간마다 그라가스로 이니시에이팅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세트에도 그라가스를 플레이한 최현준은 상대 정글을 솔로 킬내기도 하고 한타에서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기도 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최현준의 그라가스가 1, 2세트에 크게 활약했던 것은 젠지의 우승을 확실히 견인한 요소였다. 다전제에서 초반 기선 제압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시즌 내내 패배했던 상대에게 1세트를 따내는 것은 심리적 이점이 더욱 크다. 인게임적으로도 중요했다. 블루 진영이 더 유리하다고 평가받던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레드 진영에서 먼저 2승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해냈다. 특히 블루 진영 밴픽의 핵심 중 하나였던 1세트 1픽 제이스를 봉쇄한 것이 핵심이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도 잘 해냈다. 4세트에서 크산테를 잡은 최현준은 비록 솔로 킬을 내주긴 했지만, 중반부터 교전마다 제 역할을 다해냈다. 킬 스코어 0대 4로 뒤지던 상황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아리를 궁극기를 활용해 낚아채면서 교전의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이미지와는 다르게 최현준은 이번 정규 시즌 내내 상당히 단단한 탑 라이너였다. 특히 1라운드 초반 신인 바텀 라이너들이 적응 단계에 있었을 때, 최현준은 팀을 위해 줄타기에 오르거나, 단단하게 라인전을 수행했다. 자원을 적게 투자받고도 한타마다 제 역할을 다해냈고 라인전 단계에서 킬을 내준 판에도 한타에서 복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결승전은 최현준의 올 시즌 경기력을 압축해서 보여준 경기였다.
파이널 MVP를 발표하는 순간, 한왕호는 웃음을 터뜨렸고 '딜라이트' 유환중과 '쵸비' 정지훈은 최현준을 바라봤다. 파이널 MVP의 주인공이 된 김수환은 개인 방송에서 "내 마음속의 MVP는 현준이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록 MVP의 칭호는 얻지 못했지만 선수들과 경기를 본 팬들에게 최현준의 활약은 깊게 각인될 것이다.
허탁 수습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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