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대 현판 7개 옮기고, 지붕 물 뿌리고...강릉산불에 문화재 보호도 '비상'

조선후기 지어진 상영정은 불에 타 전소

▲ 11일 강릉산불이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자 관동팔경 제1경인 경포대 피해를 우려해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리고 있다. 홍성배

강릉에서 11일 발생한 산불이 태풍급 강풍으로 크게 번지면서 경포 인근의 문화재 보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문화재청은 산불과 관련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자 관동팔경(關東八景) 가운데 제1경인 강릉 경포대의 현판 총 7개를 떼어내 인근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 11일 강릉산불이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자 관동팔경 제1경인 경포대 피해를 우려해 현판을 떼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경포대는 조선시대 문인인 송강 정철(1536∼1593)이 쓴 가사 ‘관동별곡’(關東別曲) 등에 등장하며 예로부터 많은 문인이 찾아 자연 풍광을 즐기며 학문을 닦고 마음을 수양했던 유서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산불이 확산하자 경포대 주변에 물을 뿌리며 예방 조치에 나섰고, 국가민속문화재인 강릉 선교장에도 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조선후기에 지어진 강릉 비지정 문화재 상영정이 11일 불에 타고 있다. 이연제

그러나 산불이 확산하면서 이미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강릉 방해정(放海亭)’ 일부가 소실됐고, 경포호 주변에 있는 작은 정자인 상영정(觴詠亭)은 불에 타 전소되는 안타가운 일이 발생했다.

문화재청은 “현재 산불 피해가 예상되는 문화재 현황을 확인하는 한편, 불길이 확산하지 않도록 사전 대응 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