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김기현호 …잇단 악재에 지지율 하락세, 도·감청 논란까지

한상희 기자 2023. 4. 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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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69시간제 한일회담 이어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 불거져
재보궐 성적 부진에…'검사 대거 공천' 선 그으며 재정비 노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4.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지난 3·8전당대회를 통해 당선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설화와 재·보궐선거 부진 등 거듭된 악재로 출범 한 달여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 등 외생 변수까지 불거지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당 지지율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전날(10일) 공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5.9%, 국민의힘은 37%, 정의당은 3.7%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4주 연속 오차 범위 밖에서 민주당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국민의힘이 최고위원들과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부적절한 언행 등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69시간 근무제 논란, 한일정상회담 논란에 이어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외교안보라인을 감청한 정황이 담긴 기밀문서 유출건으로 또 한 차례 파장이 일고 있다.

야당은 즉각 대통령실 졸속 이전으로 도·감청에 취약해졌다고 공세를 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면서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친윤계 이용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우선 미국 국방부에서 문건의 진위 여부부터 확인을 하는 게 우선"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즉각 대응하기보다는 엄중하게 상황을 보고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당 대표실 관계자도 뉴스1과 통화에서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정부와 정부 간에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어떤 식으로 대책을 마련하는지 차분하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수록 불가 발언, 우파 천하통일 발언 등으로 빈축을 샀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당의 골칫거리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전광훈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전 목사와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자 확실한 '선긋기'에 나서는 동시에, 연일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엄중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에 욕을 달고 다니는 목회자와 페이크뉴스(가짜뉴스)만 일삼는 극우 유튜버만 데리고 선거 치를 수 있다고 보나.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라고 여당 지도부를 비판한 바 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전 목사가 전날 '(국민의힘은) 내분을 자제하라. (정치인들은) 전광훈 목사의 통제를 받으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대답할 가치가 있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전 목사 본인의 영향력 과시 정도로, 무게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당 텃밭인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검사 수십명 공천설이 떠도는 것도 당내 분란의 씨앗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영남권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검사 대규모 공천설이 증폭되자, 김 대표는 "특정 직업 출신이 수십명씩 대거 공천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지난 4.5재보궐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나 다름없는 울산 남구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한 것을 계기로 내년 총선 패배라는 위기의식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악재가 이어지자 당 기강 잡기와 조직 재정비를 통해 지지율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당의 뿌리인 지역 조직 쇄신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1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후 첫 시·도당 위원장들과 회의와 오찬을 진행한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 7일 의원총회에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며 시도당 위원장들의 각성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과 전국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한 당무감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당무감사위원장을 교체한 뒤 당무감사를 시작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일정을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상반기 중에 당무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무감사는 국민의힘 당규상 실시 60일 전 공고해야 해 늦어도 다음 달에는 당무감사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

공석이 된 윤리위원장 임명도 곧 마무리될 예정이다. 홍보본부장 등 추가 당직 인선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이어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의원들과도 스킨십을 넓히며 당내 분위기를 다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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