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리핀, 중국 보란듯 남중국해 인근서 역대 최대 규모 합동 군사훈련 돌입
중국이 사흘간의 대만 포위 군사 훈련을 끝낸 다음날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필리핀은 이날 1만7600명 이상의 병력이 참가하는 ‘발리카탄’ 연례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미군 1만2200명, 필리핀군 5400명, 호주군 111명 등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많은 병력이 참가해 실사격 훈련을 한다. 발리카탄 훈련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필리핀은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과 밀착하면서 발리카탄 훈련 규모를 축소했다. 2017년 훈련에는 5500명이 참가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훈련이 취소됐다. 2021년 훈련이 재개됐으나 참가한 병력은 64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에는 미국이 중국 견제에 나서면서 참가 병력이 8900명으로 다시 늘었고, 올해는 규모가 더욱 커졌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 전함, 전투기, 패트리엇 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등이 투입된다.
훈련 목표는 필리핀 서부 영토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필리핀 서쪽 바다는 중국,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방면이다.
앞서 중국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미 연방 하원의장과 만난 데 반발해 지난 8~10일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을 전개했다. 대만은 필리핀 북쪽에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10일 남중국해에 있는 ‘미스치프 암초’ 인근 해역에서 미 해군 유도 미사일 이지스 구축함을 동원한 ‘맞불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스치프 암초는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확보를 위해 콘크리트 등으로 매립해 지은 인공섬 7개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해 최근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필리핀이 지난 2월 군사기지 4곳에 대한 사용권을 미국에 추가로 제공하자 중국은 군사적 긴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전날 자국 언론에 “해당 기지에서 어떠한 공격적인 행동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하려는 건 나라와 영토를 지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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