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직접 감청도 불확실하다는 용산, 野 공세부터 '일축'

대통령실, 美 감청 자료에 위조 가능성 제기
민주당 등 공세엔 "정치적 공세" 일축
美 백악관 "변명의 여지 없다" 입장에
韓 대통령실 "문서 유출에 대해 얘기한 것"
"도감청 중요하지만, 한미동맹이 더 중요"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보당국의 한국 정부 고위인사에 대한 불법 도감청 의혹이 확산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11일 미국이 직접적으로 우리 측에 대한 도감청을 벌였는지에 대해서도 확실치 않다고 선을 긋는 분위기다.

아울러 미국에서 유출된 기밀문서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도 위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등, 미국이 한국 측에 대한 도감청 의혹 논란을 일축하는데 집중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용산 청사 이전에 따른 보안에 문제 생겼다는 지적에 "정치적 공세에 지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안보 체계에 우려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데 (도감청과 관련해) 각종 논란이 있는 이스라엘, 영국, 프랑스도 이전을 했나"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미국 백악관에서 해당 기밀문건 유출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문서 유출 사고가 났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얘기한 것"이라며 "그건 분명히 있어 논란이 되고 있지만, 공개된 문건들이 다 맞는 문건인가에 대해선 다른 의견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과 관련해 언급된 부분들이 위조될 수 있다는 것으로, 대통령실은 앞서 입장문을 통해서도 "미국 정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해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 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고 밝혔다.

핵심관계자는 "미국 정부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와 관련된 부분이 있는지, 있다면 맞는건지 아니면 과장 내지는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는지 팩트 문제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그 다음에 후속 조치 평가가 순서"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도감청 의혹이 한미동맹에 영향을 주는 것을 원천차단하는 동시에 야권의 공세에 대해선 '청와대 보다 안전한 용산'을 내세워 더욱 강경하게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 정부 인사를 직접적으로 도감청 했는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보고, 미국 측에 해당 사안이 흘러가게 된 경위 파악과 함께 사실 확인 단계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관계자는 "도감청 문제가 있었다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그렇지만 한미동맹 중요성은 그것보다 조금 더 다른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용산 이전에 따른 보안 약화 프레임에는 강하게 대응,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선 "외교 자해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