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사라질까봐” 라비·나플라, 병역 비리 인정[스경X초점]

김원희 기자 2023. 4. 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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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라비와 나플라가 병역 비리 혐의를 인정했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김정기 판사)으로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나플라 등 8명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라비와 나플라에게 각각 징역 2년과 2년 6월을 구형했다.

병역 기피 혐의에 가담한 두 사람의 소속사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모 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나플라의 출근부를 허위 작석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 서초구청 등 공무원 3명에 대해서는 벌금 1000만원이 구형됐다.

라비는 공동대표 김 씨, 병역 브로커 구모 씨와 공모해 허위 뇌전증 진단을 통해 병역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학업과 천식 등을 이유로 군 입대를 연기해온 라비는 만 28세가 되던 2021년 3월 구 씨로부터 ‘뇌전증 시나리오’를 전달받아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1년에 몇 차례 약을 처방받았고 같은 해 5월 병무청에서 5급을 받았다.

나플라는 구 씨, 김 씨 등과 공모해 우울증 증상 악화를 가장해 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게 되자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가장해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혹은 재신검을 통한 5급 판정을 받으려고 했다. 해당 과정에서 서울지방병무청 담당자와 서초구청 공무원들은 나플라가 정상 근무한 적이 없음에도 일일 복무상황부를 조작해 소집해제를 돕기 위해 공모했다.

나플라 EBS 캡처



검찰은 라비와 나플라, 김 씨와 관련해 “병역 브로커와 조직적으로 뇌전증, 소집해제 신청을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분명하다”면서 “최초 병역 판정 검사 이후 장기간에 걸쳐 병역 이행을 연기하던 중 공범범행으로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 현재 자백하고 있으나 수사 당시 객관적 근거 제시되기 전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은 첫 공판이었음에도 라비와 나플라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변론이 종결됐고 결심까지 진행됐다. 이들은 잘못을 인정하며 선처를 빌었다.

라비는 최후 변론에서 “당시 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창출하는 아티스트로, 입대를 하게 되면 거액의 위약금이 발생하는 상황에 복무 연기가 간절해 어리석고 비겁한 선택을 했다.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뇌전증 환자들과 가족들에게도 사과 드린다”고 반성의 뜻을 비쳤다.

구속 상태로 기소돼 푸른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나플라는 “‘쇼미더머니’라는 우연히 기회로 폭발적인 기회를 얻게 됐는데, 쌓아온 인기가 모두 사라질까 두려웠다. 잘못을 인정하고 죗값을 모두 받겠다”고 반성문을 읽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 유명인의 군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사항이다. 군 복무를 성실히 한 스타들은 일명 ‘까방권’(까임방지권)을 얻지만, 군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 국내에서의 활동 복귀는 어려워진다. 법정에서는 선처를 구했으나, 대중의 마음은 돌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선고 공판 기일은 추후 결정된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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