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에 문화재 비상…경포대 위험 · 방해정 소실

▲ 유형문화재 50호 방해정

강원 강릉에서 오늘(11일)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해안가 방향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오늘 현재 산불은 발생 지점에서 2㎞가량 떨어진 해안가로 번진 데 이어 북쪽으로 확산 중입니다.

산림당국은 현재까지 축구장 면적(0.714㏊) 144배에 이르는 산림 약 103㏊가 탄 것으로 추정합니다.

시설 피해는 주택 128채, 펜션 12채가 전소 또는 부분 소실됐으며, 기타 1채와 호텔 4동도 피해가 발생하는 등 강원도는 총 40채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현장에는 경포대초등학교 바로 뒤편으로 검은 연기가 드리운 모습이나 에디슨 발명품을 소장한 박물관 옆까지 불이 옮겨 붙고 도 유형문화재 50호 방해정까지 불길이 번져 실제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집계된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포동과 산대월리와 산포리 일대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현재까지 대피 인원은 아이스아레나에 131가구 278명, 사천중학교 16가구 25명 등 총 147가구 30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인근 리조트와 호텔 등에 투숙했던 708명도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포대초등학교 학생들도 화재 발생지와 거리가 먼 초당초교로 에듀버스를 이용해 대피한 뒤 귀가했고, 사천중학교도 단축 수업을 했습니다.

강원교육청에 따르면 2개 학교 외에도 강풍으로 인해 속초 지역 12개 중고교가 휴업 또는 단축 수업을 했으며, 고성 지역 중학교 1곳도 단축 수업을 했습니다.

경포해변까지 덮친 강릉 산불 연기

산림청은 오늘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대응 수위를 '산불 3단계'로 한 단계 올렸습니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 100∼3천㏊, 평균 풍속 초속 11ｍ 이상, 예상 진화 시간이 24시간 이상에서 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됩니다.

산림당국은 소방당국과 함께 진화 장비 107대와 진화 대원 1천410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대형 헬기 2대를 띄웠으나 공중에서 느낀 순간 풍속이 초속 60ｍ에 달해 현장 진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헬기를 모두 철수시켰습니다.

소방청은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습니다.

산불로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것은 올해 들어서는 처음입니다.

소방당국은 산불 영향 구역에 있는 주택과 아파트, 사찰 등 시설물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강원경찰청도 강릉경찰서 전 직원을 비상 소집하고 기동대를 투입하는 등 400여 명을 투입해 안전 확보에 나선 한편 7번 국도 즈므고가교∼경포 방향 5㎞ 구간의 교통을 전면 통제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