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잖아요"…'퀸메이커' 김희애X문소리, 믿고 보는 정치판 델마와 루이스[종합]

▲ 퀸메이커. 제공ㅣ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넷플릭스 '퀸메이커'가 정치판 델마와 루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퀸메이커' 제작발표회가 11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김희애, 문소리, 류수영, 서이숙, 오진석 감독이 참석했다.

'퀸메이커'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김희애)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문소리)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오진석 감독은 이번 작품의 차별점에 대해 "'퀸메이커'라는 단어가 영어권 국가에서 정식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라더라. 킹메이커란 단어는 많이 사용하는데, 정치 권력 암투는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세계였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저희 작품은 전형적인 권력이나 남성 암투 세계에 강렬한 두 명의 여성이 정면에 서서 직접 충돌하는 지점이 여타 정치물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정치물에 큰 관심이 없으신 분들도 전혀 성격 다른 두 여성이 어떻게 충돌하고 연대하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드라마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소개했다.

김희애는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전에 인터뷰에서 주로 남성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장르들이 많아서 남장하고 나와보고 싶다는 얘길 할 정도로 부러웠다. 여성 서사 작품에서 중심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했다. 여성 서사를 담고 있지만 성별에 국한되지 않은 인간의 욕망과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것이 있었다. 황도희의 노련함과 영리함, 치밀한 신경전과 싸움, 반전이 끝까지 대본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었다"고 밝혔다.

문소리는 "저도 이야기 구조가 여성들이 정치판에 뛰어드는 흔치 않은 이야기였고 굉장히 흥미로웠다. 제 캐릭터야말로 정말 본 적 없는 한국의 수많은 드라마가 있었지만 이런 캐릭터가 있었을까 싶은 지점이 있다. 이건 안되겠다. 내가 해결해야겠다. 이런 책임감마저 드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고, 언제 이런 앙상블을 '으쌰으쌰' 해볼까. '우생순' 이후 처음인가 생각도 든다. 그래서 굉장히 반갑게 이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오진석 감독은 "두 사람을 불과 얼음으로 봤다. 황도희는 부서지더라도 녹지 않는 얼음의 이미지다. 오경숙은 주변을 데우는 따스한 불의 이미지를 생각했다. 그걸 두 배우가 상상 이상으로 잘 표현해주셔서 감사하게 연출로서 흥분되는 경험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김희애와 호흡에 대해 "저는 선배님과 그 전에 작품 해본 적이 없고 처음이기도 해서 조심스럽고 어려운 마음이 있었다.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했다"며 "그랬는데 어떻게 하나, 한 배를 탔고 이 배가 잘 갔으면 좋겠어서 눈 질끈 감고 반나절 이상 고민하다가 '선배님 식사 한 번 하실까요' 문자도 보내고 했다. 마침 그 때 선배님이 생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른 선배님들과 같이 해서 친해지는 시간도 있었다. 어느 순간 우리가 하나가 돼서 나가는 모습이 잘 그려져야 할텐데 싶었다. 극 중 황도희와 오경숙처럼 스르르 맞춰지는 순간이 있었구나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문소리 씨는 범접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감독 해본 경험이 있어서 배우들이 자기 것만 들여다보는데 전체를 보는 시야가 있더라. 똑똑한 배우라고 느꼈다"고 평했다. 그는 "처음엔 역할에서 대립되고 싸우고 쌍욕을 한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지 않았을까. 계속 그런 신이 이어져서 그랬지만, 오경숙이란 역할은 문소리 씨가 우리나라 최고가 아닐까. 아니 전세계에서 최고"라며 "배역이 자칫 가벼워보일 수 있다. 밸런스를 잘 유지하지 않으면 가짜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과연 이 역할을 누가 맡을까. 그런데 역시나 해냈다. 그래서 문소리 문소리 하는구나 했다. 보시면 아실 것이다"고 말했다.

▲ \'퀸메이커\' 스틸. 제공|넷플릭스

앵커 출신 정치인 백재민 역을 맡은 류수영은 "일단 이야기가 재밌다. 그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저도 제가 했던 역할과 다른 면을 찾을 수 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볼 때 아예 성별을 지우고 봤다"면서 "남성정치인이라는 말은 없다. 여성정치인이라고 생각 말고 그냥 정치인이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된다. 성별 뿐 아니라 욕망과 욕심 때문에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시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제 2023년인데 남녀구분은 좀 촌스럽지 않나. 똑같이 놓고 보시면 더 재밌을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서이숙은 "여성 서사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배우들이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모든 배우들의 연기를 훔쳐보는 맛도 쏠쏠했다. 같이 호흡을 나누는 것도 너무 좋았다. 대기업 회장이라든가, 여성 정치인이라든가, 여성들이 할 수 있는 배역이 없었는데 이 작품은 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된 것이다. 당연히 안할 이유가 없었다. 서사가 탄탄하고 흥미로웠다. 이건 한 번 재밌게 해볼만 하겠다고 해서 결정하게 됐다. 옆에 계신 감독님이 스타일에 예민해서 모든 스태프를 못살게 굴었다. 덕분에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오진석 감독은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대해 "대본 중에 황도희가 오경숙에게 질문하는 신이 있다. '돈이나 명예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오버해서 약자를 위해 투쟁하느냐'고 한다. 오경숙은 엄청난 철학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약자를 보호하는 좋은 세상'이라고 한다. 저는 단순한 대사지만 울림이 있었다. 그 말이 좀 낯설게 들리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가치는 소박할 수 있지만 그걸 전달하는 것은 굉장히 센 캐릭터들을 통해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델마와 루이스'라는 한 문장을 잡고 끝까지 가는 이야기를 해보자 싶어서 기획했다. 대척점에 있는 두 여자. 그런데 강렬한 대상을 만들다보니 정치와 권력으로 이어지게 됐다. 그래서 고민이 좀 있었다. 저와 작가는 이런 식의 정치드라마를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디테일하게 오해받을 수 있는 지점은 많은 고민을 나눴다. 시작 자체가 그게 아니었기에, 전형적인 정치 장르의 드라마를 준비하는 것에 비해서는 조금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스토리를 진행시켰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희애는 "그동안 일은 계속 해왔다. 아직 릴리즈가 안됐다. 워낙 전작이 시청률이 높아 부담스럽다. 그런 말이 있지 않나.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은 기대 안하고 본 작품이라고. 배우 분들이 나와서 '기대해주세요'라고 하면 '저런 말 해도 되나' 싶다. 저는 그냥 너무 기대하지 말고 편안하게, 아무 생각 없이 봐주시면 좋겠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한 사람, 한 사람 왜 이렇게들 열심히 하는 것인지. 예전엔 배우들이 대사 외우기 급급했다. 요즘은 그걸 뛰어넘은 계기가 있었는지 달라졌다. 다들 정말 메소드 연기를 했다. 여러분이 그걸 보는 쾌감이 있을 것이라고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덧붙여 문소리는 "김희애잖아요. 믿고 보셔도 되잖아요"라며 "편안하게 봐달라"고 강조해 웃음을 더했다.

'퀸메이커'는 오는 14일 넷플릭스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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