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산불 르포] 바닷가 송림까지 '활활'…연기 뒤덮인 경포해변

양지웅 2023. 4. 1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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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연기가 강풍을 타고 덮치니 너무 무섭네요. 이래서 산불이 나면 질식해 숨지나 봅니다."

11일 오전 8시 22분께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시작한 산불이 태풍급 강풍을 타고 경포해변까지 덮쳤다.

강릉 안고개마을과 문산교 인근 펜션 단지도 산불을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오전 8시 22분께 강릉시 난곡동에서 산불이 나 현재 강풍을 타고 민가 등으로 불길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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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급 바람에 몸 가누기 어려워…펜션 단지 불붙어 투숙객 대피
길에 묶인 개 목줄 풀어준 경찰관…소방·산불 모두 대응 3단계 격상
경포 덮친 강릉산불 [촬영 양지웅]

(강릉=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짙은 연기가 강풍을 타고 덮치니 너무 무섭네요. 이래서 산불이 나면 질식해 숨지나 봅니다."

11일 오전 8시 22분께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시작한 산불이 태풍급 강풍을 타고 경포해변까지 덮쳤다.

짙은 연기는 해변 쪽으로 번져 경포호수를 지나 백사장까지 뒤덮어 시야를 가렸다.

불은 경포해변 중앙통로 인근 소나무 숲까지 번져 그을음을 내뿜었고, 바짝 마른 가지와 잎은 삽시간에 불탔다.

순간 초속 30m의 강풍에 대피하는 사람은 물론 불을 끄는 이들도 몸을 가누기 어려웠고, 흙과 모래는 바람을 타고 눈에 들어와 시야를 방해했다.

경포해변까지 덮친 연기 [촬영 양지웅]

경포호 인근 아파트 주민 김모(50)씨는 "오전 9시 30분께 관리사무소 안내 방송을 듣고 딸과 아내를 대피시켰다"며 "차를 빼기 위해 걸어서 이동하는데 다리가 휘청일 지경이었고 강릉 살면서 이런 바람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강릉 안고개마을과 문산교 인근 펜션 단지도 산불을 피할 수 없었다.

펜션 주인 최모(75)씨는 산을 타고 넘어가는 불 너머 자기 펜션이 있다며 제발 빨리 꺼달라고 애원하며 눈물을 흘렸다.

최씨는 "오늘 아침에 산불 소식을 듣고 투숙객들을 급히 대피시켰다"며 "빨리 소방차가 와서 마당에 붙은 불을 끄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호소했다.

한 경찰관은 길에 묶인 개가 불을 미처 피하지 못할까 긴박한 순간에도 목줄을 풀어주는 모습이 보여 눈길을 끌었다.

위험에서 벗어난 개 [촬영 양지웅]

이날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자 소방청은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이날 오전 8시 22분께 강릉시 난곡동에서 산불이 나 현재 강풍을 타고 민가 등으로 불길이 확산하고 있다. 오전 9시 18분부로 소방청은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가 9시 43분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산불로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것은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불타는 펜션 [촬영 양지웅]

불이 난 지점 인근 펜션과 주택 5채가 발생 직후 불탔다.

이에 강릉시는 경포동 10통·11통·13통 등 7개 통 주민들에게 경포동 주민센터, 아이스 아레나로 대피하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소방 당국은 사근진 방향 및 경포대 부근 주택, 아파트, 사찰 등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산림 당국도 산불 대응 단계를 3단계로 올려 총력 대응하고 있다.

현장에는 평균풍속 초속 15m, 순간풍속 초속 30m의 남서풍이 불고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붙은 해송림 [촬영 양지웅]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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