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메이커’ 김희애 “기대마세요”vs문소리 “김희애잖아요”[종합]

이민지 2023. 4. 1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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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강렬한 여성 서사 드라마가 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 제작발표회가 4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배우 김희애, 문소리, 류수영, 서이숙과 오진석 감독이 참석했다.

'퀸메이커'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김희애 분)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문소리 분)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진석 감독은 "'퀸메이커'라는 단어가 실제 영어권 국가에서도 정식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라고 하더라. '킹메이커'는 많이 사용하는데 그만큼 정치, 암투, 권력은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세계였다는 뜻이다. 우리 작품의 첫번째 특징은 전형적인 권력, 남성, 암투 세계에 강렬한 두 명의 여성이 정면에 서 직접적으로 충돌하고 부딪힌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정치물에 큰 관심이 없으신 분들도 전혀 성격이 다른 두 여성이 어떻게 만나고 충돌하고 연대하는지 과정을 지켜보는 드라마로서도 재미있고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오진석 감독은 정치라는 예민한 소재에 대해 "작가와 잡은 처음 기획 로그라인은 '델마와 루이스'였다. 끝까지 가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해보자 했다. 두 사람이 대척점에 있었으면 좋겠다 했다. 그 강렬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강한 세력, 권력, 힘이 있어야 하고 그러다보니 선거전과 정치물의 외피를 띄게 됐다. 전형적인 정치물 기획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시작이 그랬다. 강한 대상을 만들다보니 정치와 권력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민이 있었지만 나와 작가는 이런 식의 정치드라마를 해보자고 시작한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디테일하게 특정 정당이나 정치색을 표현하고자 한게 아니라 부담을 덜 가지고 시작했다. 그 와중에 너무 디테일하게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은 고민을 나눴다. 전형적인 정치 장르 드라마 준비에 비해서는 조금은 자유롭게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김희애는 "전에 인터뷰에서 주로 남성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장르의 작품이 많다고 '남장 하고 나가보고 싶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부러웠다. 여성 서사를 담은 작품에서 중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하고 행복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여성 서사를 담고 있지만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맡은 황도희의 노련함과 영리함도 대리만족이 있었달까. 캐릭터간의 치밀한 신경전과 싸움, 반전이 대본을 끝까지 놓지 못하게 한 매력인 것 같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문소리 역시 "이야기 구조가 여성들이 정치판에 뛰어드는 흔치 않은 이야기였고 흥미로웠다. 내 캐릭터야말로 정말 본 적 없는, 한국의 수많은 드라마가 있었지만 이런 캐릭터가 있었을까 싶은 지점이 있다. '이건 안 되겠다. 내가 해결해야겠다'라는 책임감마저 드는 캐릭터라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언제 이런 앙상블을, 여성들이 모여서 으�X으�X 해볼까 했다. '우생순' 이후 처음이었나"라고 말했다.

류수영은 "이야기가 재밌다. 내가 했던 역할과 다른 면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성별을 지우고 봤다. 보실 때 '남성 정치인'이라는 말은 없다. '여성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인'이라 보고 보시면 좋겠다. 성별을 나누지 않고도 인간의 욕망과 욕심 때문에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실 수 있을거다. 나도 청일점이지만 성별 없이 싸운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2023년에 남녀 구분은 촌스럽지 않나. 똑같이 놓고 보시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서이숙은 "여성 서사가 흥미로웠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멋진 배우들이 있다는 걸 자랑도 하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모든 배우들의 연기를 훔쳐보는 맛도 쏠쏠했다. 옆에서 호흡을 같이 나누는데 너무 좋았다. 이 작품은 대기업 회장, 정치인 등 여성들이 별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 작품은 판이 마련됐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서사와 삶들이 배우로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탄탄하게 잘 끌고 가더라. 재밌게 해볼만 하겠다 해서 결정했다. 오 감독님이 스타일에 예민하셔서 모든 스태프들을 못 살게 굴었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그래서 좋은 이미지와 신들도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진석 감독은 "작가의 대본 중 황도희가 오경숙에게 질문하는 신이 있다. 돈도 명예도 생기는게 아닌데 오버하면서까지 약자를 위해 싸우냐고 한다. 오경숙이라는 사람은 엄청난 철학을 말하지 않고 당연하게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약자를 대변하는 좋은 세상' 단순한 대사였는데 울림이 있었다. 약자를 위한 좋은 세상이라는 말이 낯설게 들리는 세상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그런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했다. 센 캐릭터의 강렬한 이야기를 통해 소박한 가치를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희애는 황도희에 대해 "은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이자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로 승승장구 했지만 어느날 기획실 내 사건과 은씨 일과의 무책임한 태도에 충격받고 회사를 관두는 인물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황도희란 인물은 한대 맞으면 두대로 갚아주는 인물이다. 그게 그녀의 방식이다. 오만방자한 은성그룹을 깨부수고 오경숙을 서울시장으로 만드는게 새 목표가 되는 인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느 작품이든 인간 김희애와 캐릭터가 하나의 인물로 동기화 되어가는 과정이 첫번째라 생각한다. 이 작품 역시 선과 악을 떠나 인물의 행동과 철학, 감정, 여러가지를 황도희의 모든 면면과 일치해가는 과정을 중시했다"라고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또 "이미지 메이커에서 퀸메이커가 되어가는 과정이 황도희의 성장 일기라고도 생각했다.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보는 재미도 있다"라고 자신했다.

오경숙 역 문소리는 "황도희를 만나기 전까지는 노동인권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변호사 사무실이 오래된 재래시장에 터를 잡고 있는데 친한 분들이 은성그룹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다. 일방적 계약해지를 두고 볼 수 없어 같이 싸우며 은성그룹과 싸우게 된다. 원석을 황도희가 보고 '서울시장 되자'고 한다. 타고난 퍼포먼스로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여성 정치인이라 생각하면 딱딱하고, 화려하고 정리된 언변을 생각할 수 있는데 나는 훨씬 더 자유분방한 사람이 정치인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가정하고 출발했다. 기존 정치인 중 롤모델을 찾기 보다 시나리오 안에서 새로운 정치인을 만들어보자는 느낌으로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캐릭터를 위해 숏컷으로 변신한 문소리는 "변호사 시절 긴 머리를 질끈 묶고 다니는데 메이크오버의 정점인 신이었다. 나도 '우생순' 이후 15년여만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는 사진도 찍고 각오가 남다른 장면이었다"라고 회상했다.

'퀸메이커'는 김희애, 문소리의 첫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김희애는 "황도희에게 오경숙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다른 성질의 인간들이다. 처음엔 원수처럼 지낸다. 같은 목표가 있으니까 연대하면서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짜를 발견하게 된다. 너무 다른 둘이 만나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문소리는 "서울시장이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연대하게 되지만 사실 그건 겉으로 나오는 목표고 속에서 정말 가지고 있는 목표는 서로 달랐다. 그런데 같이 시간을 보내고 같이 어려운 일을 겪으며 서로의 안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라고 소개했다.

오 감독은 "처음에 떠올린건 불과 얼음이었다. 얼음은 황도희였다. 어떠한 경우에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 얼음이 부숴지는 과정이 있는데 그래도 끝까지 녹지 않는 얼음을 생각했다. 오경숙은 옳지 않은 것에 물불 가리지 않는 뜨거운 불이다. 누군가를 태워 없애는 불이 아니라 주변을 데우는 따스한 불이다. 두분이 그 모순을 잘 연기해주셔서 연출로서 흥분되는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류수영은 백재민 캐릭터에 대해 "앵커 출신이고 재단을 만들어 봉사활동도 많이 한다.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드라마가 시작한다. 좋은 일도 많이 했고 많은 사랑을 받아 지지율이 보장된 남성 정치인이다. 변해가는 과정이 '사람이 변한걸까 원래 모습을 찾아가는 걸까'를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런 식으로 보면 악역이라기 보다 인간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손영심 역 서이숙은 "뼛속까지 기업인인 여성 회장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다. 철저히 냉정하고 이익만 생각하자 싶었다. 그러니까 답이 나오더라. 1순위가 이익이다 보니 기업을 운영하는 초심은 없어지고 욕망이 커진다. 그 욕망으로 인해 백재민이라는 사위가 썩 훌륭하지 않다는 걸 아는데도 서울시장을 만들려고 한다. 본인의 욕망을 위해서다. '기업인들은 다 욕망덩어리인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기업인 역할을 할 때는 롤모델이 없다. 실제로 겪어보지 못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고 소개했다.

'부부의 세계' 후 오랜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김희애는 "일은 계속 해왔는데 아직 릴리즈가 안 됐다. 워낙 전작이 시청률이 높고 그래서 부담스럽다.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은 기대 안하고 본 작품이라는 말이 있지 않냐. 너무 기대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서이숙 역시 끝인사에서 "배우들의 호흡이 쫀쫀한 맛을 보시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기대하지 말고 봐달라"라고 센스있게 말했다.

류수영은 "좋은 감독님, 작가님, 좋은 대본, 좋은 선배님들과 행복했다. 열심히 찍었으니 재미있게 봐달라"라고 말했고 문소리는 "편안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김희애잖아요. 믿고 보셔도 되잖아요. 믿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희애는 "농담처럼 이야기 하지만 이전 작품에서 나는 재밌기만 한데 평가가 짜더라. 아무튼 나는 재밌게 본 작품인데 그렇게 평가해주셔서 놀랐다. 우리 작품을 열심히 만들었는데 어떻게 평가될까 겁도 나고 조심스럽고 불안하다. 단 한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건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배우분들이 마치 연극무대처럼 그 역할에 푹 빠졌다. 재즈를 연주하듯이 각자 준비해온 연기를 어떻게 해도 받아주는 걸 보며 짜릿한 쾌감을 느낀 기억이 있다. 여기 열심히 한건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퀸메이커'는 오는 4월 1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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