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다른 두 여성 김희애·문소리, 연기쇼 담은 '퀸메이커' [종합]
김희애, 문소리를 비롯해 류수영, 서이숙, 오진석 감독 등 '퀸메이커' 주역들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를 통해 팽팽한 연기 대결을 예고했다.
황도희 역을 맡은 김희애는 "남성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장르의 작품이 많다. '퀸메이커'에는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는 진리가 있다. 또한, 캐릭터의 노련함과 영리함으로 인한 대리만족, 신경전과 싸움이 대본을 놓지 못하게 했다"며 작품 출연 계기를 전했다.
오경숙 역의 문소리는 "여성들이 정치판에 뛰어드는, 흔치 않은 이야기였다. 그 구조가 흥미로웠다"면서 "제 캐릭터야말로 정말 본 적 없는, '한국에 수많은 드라마가 있었지만 이런 캐릭터가 있었을까' 싶은 지점이 있다. '이건 안 되겠다. 내가 해결해야겠다' 이런 책임감마저 드는 캐릭터였다"며 "언제 이런 앙상블을, 언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모여 으쌰으쌰 해보겠나. 굉장히 반갑게 이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다.
황도희, 오경숙의 대척점에 선, 은성그룹의 사위 백재민 역은 류수영이 맡았다. 류수영은 "이야기가 재미있다. 제가 했던 역할과 다른 면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성별을 지우고 봤다. 보실 때, 여성 정치인이 아닌 정치인이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좋겠다. 남성 정치인이라는 말은 없지 않나. 2023년인데 남녀 구분하는 건 촌스럽지 않나. 똑같이 놓고 보시면 재미있을 거다"라고 했다.
서이숙은 은성그룹 회장 손영심을 연기한다. 서이숙은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배우가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다. 옆에서 같이 호흡을 나누는 것이 좋았다. 대기업 회장이라든지, 여성 정치인이라든지, 그런 캐릭터를 여성 배우가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이 작품은 여자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된 거다.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어려운 마음도 있었다"는 문소리는 "한 배를 탔으니 눈 질끈 감고 반나절 이상 고민하다가, '선배님 식사 한번 하자'고 문자를 보냈다. 처음엔 걱정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선배님 눈을 보니 '극 중 황도희와 오경숙처럼 맞춰지는 순간이 있구나'를 느끼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김희애는 "(문소리는)연기를 잘하고, 자기의 세계가 있다. 감독을 한 적이 있어서 전체를 보는 시야가 넓다. 정말 똑똑한 배우"라며 "처음에는 대립하고 욕하는 사이의 캐릭터라서, 조심스러웠을 거다. 그런 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오경숙이란 역할은 문소리가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서 최고다. 오경숙이란 역할이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어서, 밸런스를 잘 유지하지 않으면 가짜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근데 역시나 해냈다. '그래서 문소리 문소리 하는구나'를 알게 됐다"며 문소리를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여성이 앞장선, 강렬한 여성 서사의 정치 이야기를 만들어낸 오진석 감독. "약자를 보호하는 좋은 세상이란 당연한 말이 낯설게 들리는 시대 아닌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소박한 가치일 수 있는데, 그걸 전달하는 방식은 센 캐릭터의 강력한 이야기를 통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감독은 "정치, 암투, 권력 등은 전통적으로 남성의 세계라는 뜻이지 않겠나. 그런 전형적인 남성, 암투, 이러한 세계의 강렬한 두 명의 여성이 정면에 선다. 정치물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도 어떻게 만나고 충돌하고 연대하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드라마로서도 가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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