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MZ세대 마음 얻어야 총선 이긴다
현 정권 지지율 하락 위험 수위
2030세대 대거 이탈이 주요인
노장년층과 정치적 결합 해체
이준석 파동과 69시간제 큰 영향
산업화型 여당 모델 한계 봉착
이슈 중심의 창의적 정책 필요
내년 4·10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심상찮다. 3월 초에 발표된 ‘주 69시간’ 근로제에 대한 여론의 반발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외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해지고, 여기에 물가고(高)와 대통령의 스타일에 대한 거부감 등이 중첩되면서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모두 30% 초반대로 떨어졌다.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격차도 점점 좁아지더니 지난 7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1%포인트 차이로 역전되기(국민의힘 32%, 더불어민주당 33%)까지 했다. 더 큰 문제는, 같은 여론조사에서 내년에 치러질 총선을 현 정부에 대한 견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50%)이 지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36%)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여대야소의 단점정부를 만들어 집권 중후반기를 의욕적으로 이끌어 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대통령과 여당의 이러한 지지율 하락에는 ‘MZ세대’라 불리는 2030세대의 지지율 철회 현상이 주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9일 제20대 대선 당시 출구조사를 보면 20대와 30대 투표자의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각각 45.5%, 48.1%로 나타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이들의 지지율(각각 47.8%, 46.3%)과 거의 비슷했다. 제18대 대선 당시 20대와 30대 투표자의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33.7%와 33.1%(문재인 후보는 각각 65.8%, 66.5%)였고, 탄핵 이후 다자 대결로 치러졌던 제19대 대선에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를 지지한 20, 30대 투표자 비율을 합친 것이 각각 39.3, 35.5%(문재인 후보는 각각 47.6, 56.9%)에 불과했던 것을 보면,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집단은 문 정부에 깊이 실망하면서 국민의힘을 선택한 상당수의 2030세대 유권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앞의 갤럽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현재 지지율은 10%대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내년 총선을 보는 관점 또한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지론을 더블스코어로 압도하고 있어, 윤 대통령과 현 여당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지난 대선에서 윤 후보를 대통령으로 밀어 올린 2030세대와 6070세대 간 일종의 연합은 참으로 정밀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만 연합으로 유지될 수 있는 섬세한 것이었다. 그것은 이들 세대 간에 문 정부 실정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 외에는 딱히 어떤 유대감이나 정책적 공감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2년에 보수 정권을 탄생시킨 세대 연합은 사실 저항적 성격의 유사 연합이었고, 이러한 이질적 연합을 정서적 유대감이나 정책적 공감대에 바탕을 둔 실질적 연합으로 바꾸는 매우 어려운 작업은 거대 야당이 국회에 버티고 있는 현실에서 윤 정부와 국민의힘이 가장 전력을 기울여야 했던 핵심 과제였던 셈이다.
그런데 우격다짐으로 진행된 이준석 전 대표 축출 과정과 이번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의힘의 ‘일사불란’형 당정 관계 추구, 그리고 상상력 빈곤의 ‘주 69시간’ 근로제는 산업화세대형 여당 모델이나 근로 모델을 2030세대에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었다. 윤 정부가 금쪽처럼 보듬어 안아야 했던 2030세대 지지층은 위로부터 내려온 이러한 산업화 세대형 규정과 모델을 단호히 거부하면서 국민의힘을 떠나갔다. 윤 대통령도 이들의 관심사를 듣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문법이 산업화세대형으로 인식되는 이상 개성의 인정(認定)을 중요시하는 이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세대와 달리 현 2030세대의 다수는 무당파다. 따라서 여야는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금부터 내년 총선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누가 이들의 마음을 얻을지는 외부로부터 규정 받기를 거부하는 이들 세대의 특징을 간파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거창한 미래 구호보다는 구체적 이슈 중심의 창의적 정책으로 이들의 지지를 구해야 한다. 메뉴가 뻔한 자판기 정당을 이들은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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